[서울=뉴스핌] 김은빈 기자 = 로버트 아인혼 전 미국 국무부 핵 비확산·군축 특보가 "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 국무위원장이 연초 '전술전환'을 표명했지만, 근본적인 입장은 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로버트 아인혼 전 특보는 클린턴 정권 시절 국무성 차관보로서 핵 비확산·군축 문제를 담당했다. 현재는 브루킹즈 연구소 선임 연구원이다.
로버트 아인혼 전 미국 미국부 차관보 [사진=로이터 뉴스핌] |
27일 아사히신문은 아인혼 전 특보의 인터뷰를 전했다. 아인혼 전 특보는 "북한은 비핵화에 관해 대단히 과거지향적이었지만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전술전환'을 얘기했다"면서 "(전술전환의) 이유는 국제사회의 압력을 우려했기 때문일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아인혼 전 특보는 "북한의 무엇보다 중요한 목적은 '경제 제재' 완화다"라고 말했다.
그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중요한 교섭상대는 대북 제재의 핵심인 미국과 최근 북한과 관계가 악화된 중국이라고 말했다.
아인혼 전 특보는 "김정은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회담 전에 중국에 방문해 관계를 개선했는데, 이는 미국과의 교섭에서 유리한 상황을 만들기 위해서다"라며 "북한이 전략을 잘 짰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그는 "북한은 '전술전환'이라고 했지만 근본적인 입장은 바뀌지 않았다"며 "김정은은 체제 보장을 받지 못하는 한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고, 주한미군의 철거 등 다양한 조건을 내밀 것이다"라고 했다.
또 아인혼 전 특보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가까운 장래에 비핵화를 실현할 생각이 없다"며 "예전부터 북한 문제를 다뤄왔던 사람으로서 보자면 그는 무엇하나 새로운 것을 약속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그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 국무위원장의 정상회담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인혼 전 특보는 "트럼프 대통령이 내용보다 일정 위주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을 받아들인 것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며 "회담에서 김 국무위원장이 미국으로서 받아들일 수 없는 요구를 한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을 바로 그만 둬버릴 것이다"라고 했다.
그는 "북미 정상회담에서 모든 문제를 합의하는 건 불가능 할 것"이라면서도 "낙관점을 들자면 회담을 통해 외교 전문가들이 협의를 계속해, 실질적인 논의가 진행될 것이라 기대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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