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오영상 전문기자 = 역사적인 4.27 남북정상회담에 일본 정부도 큰 관심과 기대를 나타냈다. 일본은 이번 남북회담 실현에 경의를 표하며 한국 정부의 노력을 평가했다. 그러나 관심은 온통 일본인 납치 문제와 핵·미사일 문제 해결에 쏠렸다.
일본 정부의 외교 수장인 고노 다로(河野太郎) 외무상은 “남북정상회담 실현엔 한국 정부의 공헌과 노력이 대단히 컸다”며 “경의를 표하고 싶다”고 말했다.
고노 외무상은 “(정상회담) 내용에 대해선 현 단계에서 예단을 갖고 말할 수 없다”면서도 “이번 회담에선 비핵화를 포함해 다양한 논의가 있을 것이기 때문에 상황을 확실히 지켜보고 싶다”고 말했다.
◆ 스가 관방장관 “납치, 핵 등에서 전향적 논의 기대”
일본 정부 관계자들은 이번 남북회담에서 납치 문제 등 일본이 관련돼 있는 현안이 해결되기를 기대하는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정부의 공식 견해를 발표하는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관방장관은 “납치, 핵, 미사일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한 전향적인 논의가 이루어지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가 관방장관은 각료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이번 회담에는 남북 양측에서 정치, 외교, 국방 분야의 요인들이 동석한 가운데 양 정상 간의 진지한 논의가 이루어질 것”이라며 “납치, 핵, 미사일 등 제반 현안들의 포괄적인 해결을 위한 전향적인 논의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노데라 이쓰노리(小野寺五典) 방위상도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을 통해 납치 문제와 핵·미사일 등 모든 현안에서 북한의 구체적인 행동을 끌어내는 게 중요하다”며 “이번 회담 동향을 확실히 지켜보고, 북한이 구체적인 행동으로 이어가는지 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납치 문제 해결을 맡고 있는 가토 가츠노부(加藤勝信) 납치문제담당상은 “회담에서 납치 피해자 문제에 대해 어떻게 이야기를 진행해갈 것인지 정부도, 납치 피해자 가족들도 매우 큰 관심을 갖고 있다”며 “이번 남북회담이 북미회담으로도 이어질 것이기 때문에 강한 관심을 갖고 지켜볼 것”이라고 했다.
지난해 11월 일본에서 열린 미일 정상회담 당시 납치 피해자 가족들과 만남을 가진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총리. [사진=지지통신 뉴스핌] |
◆ 납치 문제 해결 “이번이 마지막 기회될 것”
일본 내에서는 이번 남북회담이 납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분위기다.
납치 피해자 지원 NGO의 니시오카 쓰토무(西岡力) 회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회담에서 납치 문제를 제기하겠다고 밝힌 점을 환영한다”면서도 “다만 김정은 위원장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는 불투명하다. 북한은 납치 문제는 이미 해결됐다는 입장이라 이대로 마무리 지으려는 게 아닌가 하는 경계감도 있다”고 우려했다.
NHK는 “납치 문제가 발생한지 40년이 지났지만 교착상태가 계속되고 있다”며 “김 위원장이 대화에 나선 지금이 최대의 승부처”라고 지적했다.
마이니치(每日)신문은 이날 “북측 수행원의 면면에서 회담에 임하는 북한의 진정성이 엿보인다”며 납치 문제 등 현안 해결에 대한 기대를 내비치기도 했다.
신문은 “이번 북축 수행단에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 등 중심 의제를 담당하는 간부들이 총집결했다는 점에서 이번 회담에 대한 북한의 진정성이 엿보인다”며 “2018년 새해부터 시작돼 평창 올림픽을 거치며 더욱 활발해지고 있는 남북 대화의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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