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작년 고령사회 진입…"공적연금만으론 한계"
[서울=뉴스핌] 박미리 기자 = 고령사회 진입에 따라 우리나라에서도 적정 노후소득 마련을 위해 공사적 연금제도가 모두 활용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특히 컨트롤타워를 설치해 공사적 연금제도 간 연계성을 높여야한다는 설명이다.
강성호 보험연구원 사회안전망연구실 실장은 2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보험연구원에서 열린 '공사연금의 현안과 노후소득 제고 방향' 심포지엄에서 "우리나라는 지난해 고령사회에 진입했다"며 "공적연금만으로는 적정 노후소득 마련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공적연금은 경제활동 인구 대비 납부자 비율이 58%로 낮고, 수급률이 2016년 기준 39.4%로 불과해 한계가 있다는 것. 또 보험료율 9%, 급여수준 40%의 저부담·고급여라는 구조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 이 상황에서 고령화로 경제활동 인구가 점차 줄면 재정 안정성에 문제가 커진다.
<자료=보험연구원> |
이에 강 실장은 사적연금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고령사회에서는 사적연금을 활성화하는 정책을 추진한다"며 선진국을 예로 들었다. OECD는 GDP 대비 사적연금 급여 비중이 1990년 1.2%에서 2010년 1.4%, 2013년 1.5%로 상승, 사적연금 역할이 확대됐다.
하지만 아직 국내에서의 사적연금은 역할이 미미하다. GDP 대비 사적연금 급여 비중도 우리나라는 0.02%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퇴직연금을 예로 들때, 가입자가 많지 않고 유지율도 중도인출이 허용돼 낮은 편이기 때문이다. 또 수익률도 낮아 매력도가 떨어진다.
이에 따라 강 실장은 사적연금 제도를 보다 활성화하기 위해 다방면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퇴직연금 가입 의무화, 이직으로 인한 해지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제도 연속성 강화, 디폴트옵션 도입 등을 통한 적극적인 자산운용, 세제 지원 등이 그것이다.
이후 공사적 연금제도 간 역할분담을 명확히하고, 공사적 연금제도를 모두 활용해 목표소득 대체율을 도출하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목표소득 대체율은 적정한 노후생활을 하기 위해 필요한 소득대체율(퇴직 전 소득 대비 받는 연금소득 비율)을 말한다.
강 실장은 "OECD는 평균 소득자가 노후에 필요한 목표소득대체율을 약 70%로 권고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공사적 연금의 역할 분담에 대해 심도있게 논의한 적이 없다"며 "공적연금이 40%를 부담하면 사적연금이 30%를 담당해야 한다는 논의의 장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행 체계에서는 국민연금은 보건복지부, 퇴직연금은 고용노동부, 개인연금은 금융위원회가 각각 관리하고 있어 부처 간 이해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부처 간 이해를 통제할 수 있도록 상위기관인 총리실 산하에 공사연금제도 관련 컨트롤타워를 신설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심포지엄은 100세 시대를 맞아 노후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상황에서, 공적연금과 사적연금의 역할분담을 명확히 해 통합적인 연금제도를 구축하고자 마련됐다.
김원섭 고려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강성호 보험연구원 사회안전망연구실 실장의 주제발표 이후 김용하 순천향대학교 IT금융경영학과 교수의 사회로 남재우 자본시장연구원 펀드·연금실 연구위원, 윤진호 금융감독원 퇴직연금감독팀장, 정창률 단국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최옥금 국민연금연구원 기초연금팀장의 토의가 이어졌다.
milpar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