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금감원장 잇단 불명예 퇴진…文정부 금융개혁 속도조절?

기사입력 : 2018년04월17일 14:25

최종수정 : 2018년04월17일 14:25

금융권 "개혁 강도 약해질 것…경직된 방향 재설정해야"

[서울=뉴스핌] 최유리 기자 =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이 '셀프 후원' 위법으로 취임 2주 만에 사퇴했다. 최흥식 전 금감원장이 채용비리로 물러난 데 이은 불명예 퇴진으로 금융권 안팎은 뒤숭숭하다. 민간 출신 금감원장을 내세워 진행하려던 문재인 정부의 금융 개혁도 속도를 조절할 수 밖에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청와대는 문재인 대통령이 이날 오전 김 원장의 사표를 수리했다고 17일 밝혔다. 전날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김 원장의 '5000만원 셀프 후원'에 대해 "위법이 있다"고 판단한 후 김 원장이 사임 의사를 표명한 데 따른 것이다.

김 원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공직의 무거운 부담을 이제 내려놓겠다"며 "국민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점, 다시 한번 송구스럽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저는 비록 부족하여 사임하지만 임명권자께서 저를 임명하며 의도하셨던 금융개혁과 사회경제적 개혁은 그 어떤 기득권적 저항에도 불구하고 반드시 추진되어야 하고, 그렇게 될 것이라 믿는다"고 강조했다.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이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과 가진 은행권 남녀 성차별 채용 관련 긴급 회동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학선 기자 yooksa@

당장 금감원 앞에 놓인 과제부터 무게감이 만만치 않다. 채용비리 의혹 점검, 삼성증권 배당 사고 처리, 한국GM 등 기업구조조정 등 현안이 쌓여있다.

중장기적으로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금융개혁도 남아있다. 문재인 정부는 '금융개혁'을 국정과제 중 하나로 꼽고 "국민과 산업 발전을 지원하는 금융으로 혁신해야 한다"며 "금융권의 갑질, 부당 대출 등 금융 적폐를 없애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에 금감원은 올해 업무 운영방향에서 금융소비자를 외면하고 금융회사나 상품판매 조직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금융회사의 비합리적인 영업행태를 개선하는데 검사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담보대출 위주의 전당포식 영업이나 이에 따른 금융권 황제 연봉, 형식적으로 운영되는 지배구조, 채용비리 문제에 초점을 맞췄다.

김기식 원장도 금융개혁에 강도높은 목소리를 냈다. 신한금융그룹을 대상으로 채용비리 검사 칼을 다시 꺼내드는 한편 제2금융권에 대한 채용비리 조사를 예고했다. 또 삼성증권 배당 사고에 대해서도 '엄중한 조치'를 강조하며 철저한 사고수습을 주문했다. 저축은행을 향해서는 대부업체와 다를 바 없다며 날을 세웠다.

그러나 불과 한 달 사이에 금감원장 2명이 낙마하면서 금융개혁을 추진할 동력이 약해질 수 밖에 없다는 전망이다. 채용비리, 셀프후원 등으로 불명예 퇴진하면서 감독당국의 권위에 금이 갔기 때문이다. 수장이 없는 공백 상황이 길어질 경우 어수선한 상황을 정리할 돌파구 찾기도 어려워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가 인력풀에 한계를 나타내면서 금융개혁의 강도가 과거보다는 희석될 수 밖에 없다"며 "금융은 시장, 소비자 보호 등 다양한 요소를 아우르면서 3차, 4차 방정식으로 풀어야 하는데 너무 개혁에만 치우친 인물들이 와서 염려한 부분이 많았다"고 토로했다.

금융개혁의 방향부터 다시 설정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을 '적폐'로 낙인찍는 경직된 개혁안을 수정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익명을 요구한 학계 관계자는 "금융을 적폐로 보면 그 부메랑이 되돌아올 수 밖에 없다"며 "시장에서 개선해야 할 부분을 제도적으로 접근하고 이에 대한 부작용까지 고려하면서 유연하게 진행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정치적인 문제로 접근해 코드 인사를 내세울 경우 실패할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김 원장의 사퇴로 금감원 내부 개혁도 구심점을 잃었다. 김 원장이 지난 11일 경영혁신 태스크포스(TF) 구성을 지시하며 개혁에 힘을 실었지만, 추진 동력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금감원은 당초 계획대로 TF를 만들어 인력 및 조직운용의 효율화 등 경영시스템 전반에 걸친 혁신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아직 구성을 완료하지 못했다. 구체적인 가동 시점도 못 잡은 상황이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지금 TF를 구성하는 단계이고 아직 정식으로 시작한 것은 아니다"라며 "원장이 돌발적으로 그만두긴 했지만 계속해서 추진해 갈 일"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금감원 내부에서는 이미 연이은 수장 교체와 조직 개편으로 피로감이 높다. 최흥식 전 원장 취임 이후 임원 13명을 전원 교체하고 부서장의 85%를 교체하는 최대규모의 인사를 단행한 바 있기 때문이다. 또 차기 원장이 취임할 경우 또 다른 조직개편이나 개부개혁에 나설 가능성도 높은 상황이다. 

이 관계자는 "새로운 원장이 와도 현재 금감원이 추진하려는 개혁의 방향과 크게 다를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며 "원장의 지시라기 보다는 직원들이 주체적으로 금감원의 미래를 위해 준비하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2018년도 검사업무 운영방향 및 중점검사사항 <이미지=금감원>

 

yrchoi@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이화영, 대법서 징역 7년8개월 확정 [서울=뉴스핌] 홍석희 기자 = 쌍방울 그룹에서 수억원대 뇌물을 받고, 800만 달러를 북한에 송금한 혐의로 기소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징역 7년 8개월을 확정 받았다. 대법원 2부(주심 박영재 대법관)는 5일 오전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 전 부지사에게 징역 7년 8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쌍방울 그룹에서 수억원대 뇌물을 받고, 800만 달러를 북한에 송금한 혐의로 기소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징역 7년 8개월을 확정 받았다. 사진은 이 전 지사가 지난해 10월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박상용 수원지검 부부장검사에 대한 탄핵소추 사건 조사 관련 청문회에서 정청래 법사위원장 질의에 답변하는 모습. [사진=뉴스핌 DB] 이 전 부지사는 이재명 대통령이 경기지사이던 2019년, 쌍방울로 하여금 도지사 방북 비용 300만 달러와 북한 스마트팜 사업 비용 500만 달러 등 총 800만 달러를 북한 측에 보내도록 한 혐의로 기소됐다. 경기도 평화부지사, 경기도 산하기관인 킨텍스 대표로 재직 중 쌍방울로부터 법인카드와 차량 등 3억3400여만 원의 정치자금을 제공받은 혐의도 받았다. 검찰은 이중 2억5900여만 원에 대해 뇌물 혐의를 적용했다. 1심은 이 전 부지사의 혐의 대부분을 유죄로 판단해 정치자금법 위반 징역 1년 6개월, 특가법상뇌물 및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 징역 8년을 합해 총 징역 9년 6개월을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쌍방울이 경기도 스마트팜 사업비(500만 달러)와 당시 경기지사였던 이 대통령의 방북비용(300만 달러)을 대납하려 했다는 검찰 측 판단을 모두 받아들였다. 다만 검찰이 공소사실에 적시한 총 800만 달러 중 394만 달러만 해외로 밀반출된 불법 자금으로 인정했다. 2심은 1심 판결을 파기하고, 징역 7년 8개월 및 벌금 2억5000만원, 추징 3억2595만 원으로 감형했다. 구체적으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징역 8개월을, 특가법상뇌물 및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 혐의에 대해서는 징역 7년을 각각 주문했다. 1심 형량과 비교해 1년 10개월이 감형됐다. 2신 재판부는 1심과 마찬가지로 검찰이 기소한 대북송금 800만 달러 가운데 394만 달러만 북한 측에 밀반출됐다며 유죄로 판단했다. 특히 이 중 200만 달러는 김 전 회장이 이재명 당시 경기지사의 방북비용으로 대납한 것이라고 봤다. 다만 "뇌물죄, 정치자금법 위반죄 범행 후 공무원 또는 정치인으로서 부정한 행위까지 나아가지는 않은 점, 스마트팜은 인도적 지원 사업이었고 남북간 평화조성을 위한 남북교류협력사업의 추진이라는 정책적 목적도 있는 점, 김성태가 쌍방울그룹의 대북사업 추진 등 이익을 도모한 사정도 있고 피고인이 김성태에게 비용 대납을 강요한 사정은 없는 점 등을 유리한 양형으로 고려했다"고 감형 이유를 설명했다. 검찰과 이 전 부지사 측 모두 판결에 불복해 상고했으나 대법원은 양 측의 주장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법원은 "원심의 유죄 부분 판단에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채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해 자유심증주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검사의 사전면담 등이 이루어진 증인의 법정진술의 신빙성 판단, 유죄의 인정에 필요한 증명의 정도, 뇌물수수죄에서 직무관련성, 대가성, 뇌물귀속 주체와 고의, 정치자금 부정수수죄에서 정치자금과 고의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고 판시했다. hong90@newspim.com 2025-06-05 10:45
사진
외교부 장관 김현종·조현 거론 [서울=뉴스핌] 지혜진 기자= 인수위원회 없이 출범하는 새 정부는 민생 회복과 함께 대미 관세 협상 등 외교·안보 문제도 시급하다. 미국 법원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주요국을 대상으로 부과한 상호관세 효력을 정지시켰지만 여전히 통상 환경의 불확실성이 가신 것은 아니다. 지난 4일 당선된 이재명 대통령은 "국익 중심의 실용 외교" 강조해왔다. 민주당 공약집을 보면 통상환경의 변화와 경제안보 중요성에 대응하기 위해 주요 20개국(G20)·주요 7개국(G7) 등의 적극 참여를 통해 글로벌 현안 적극 대응하고 2025 경주 APEC 성공적 개최를 위한 외교역량을 강화할 것을 약속했다. 신남방·신북방 정책을 계승 발전해 글로벌 사우스와 권역별 협력을 심화하고 핵심소재·연료광물의 공급망(GVC) 안정화를 위한 통상협력 강화도 약속했다. (왼쪽부터) 김현종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외교안보특보, 위성락 민주당 의원, 조현 선대위 국익중심실용외교위 공동위원장, 안규백 의원. [사진=뉴스핌DB] 북핵 대응으로는 한국형 탄도미사일 성능과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KAMD)를 고도화를 내세웠다. 핵무장이나 핵잠재력 확보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북핵 대응의 기본 원칙은 한·미 확장억제 강화'라는 기존의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국방 분야에서는 국방 문민화를 비롯해 군 정보기관 개혁, 육·해·공군 참모총장 인사청문회 도입 등을 내세웠다. 이 대통령은 취임 첫날 국가안보실장에 위성락 민주당 의원을 임명했다. 주러시아 대사를 지낸 외교관 출신인 위 의원은 '이재명 후보 외교안보보좌관'으로 임명돼 활동했다. 이번 대선에서는 민주당 선대위 산하 '동북아평화협력위원회' 좌장을 맡았다. 외교부 장관 후보군으로는 조현 전 외교부 1차관과 김현종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이 언급된다. 조 전 차관은 선대위에서 국익중심실용외교위원회 상임공동위원장을 맡았다. 위 의원과 외무고시 13기 동기로 유엔대사, 외교부 다자외교조정관, 외교부 국제기구국장 등을 역임했다. 김 전 차장은 대선 기간에도 '이재명 후보 외교안보보좌관' 자격으로 백악관 고위 당국자들과 만나 한미동맹과 한미일 3국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이 후보의 입장을 전달하기도 했다. 국방부 장관 자리에는 군 출신이 아닌 5선의 안규백 민주당 의원이 유력하다. 이 대통령은 후보 때부터 군에 대한 '문민 통제'를 강조해 왔다. heyjin@newspim.com 2025-06-05 06:0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