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일정한 방향 없이 보합권에서 냉탕과 온탕을 오가던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후반 낙폭을 확대했다.
보잉과 JP모간에 공격적인 ‘팔자’가 몰리면서 지수 전반에 하락 압박을 가했다. 투자자들은 중국과 미국의 무역 마찰과 시리아 사태 등 주요 쟁점의 전개 상황을 주시하는 모습이다.
13일(현지시각) 다우존스 지수가 122.91포인트(0.50%) 떨어진 2만4360.14에 거래됐고, S&P500 지수는 7.69포인트(0.29%) 내린 2656.30에 마감했다. 나스닥 지수는 33.60포인트(0.47%) 하락한 7106.65를 나타냈다.
1분기 실적 발표가 본격화됐지만 주가 상승 탄력을 제공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월가는 S&P500 기업의 이익이 7년래 최대 폭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투자자들은 이렇다 할 반응을 보이지 않는 모습이다.
미국과 중국 정부가 발표한 관세의 실제 시행 여부를 포함해 정책적 불확실성이 큰 데다 시리아 사태에 따른 투자 심리 위축도 상승 베팅을 가로막는 요인이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분기 이익 호조에 대한 전망에도 뉴욕증시의 밸류에이션이 하락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투자자들이 실적을 외면하고 있다고 전했다.
금융주의 약세가 두드러졌다. JP모간은 시장 예상치의 상단에 해당하는 1분기 실적을 내놓았지만 주가는 3% 가까이 급락했다.
씨티그룹과 웰스 파고 역시 이익 호조에도 각각 2%와 3% 내외로 내림세를 나타냈다. 웰스 파고의 경우 매출액이 전년 동기에 비해 줄어들면서 투자자들이 실망감을 드러냈다.
아마존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우체국의 재정 및 운영 실태를 파악할 것을 지시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1% 선에서 하락했다.
경제 지표는 부진했다. 미시간 대학이 발표한 4월 소비자신뢰지수는 97.8을 기록해 전월 101.4에서 후퇴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101을 밑도는 결과다.
2월 구인 공고도 연초 사상 최고치에서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미국 고용시장의 펀더멘털이 탄탄하다는 것이 월가의 평가다.
연방준비제도(Fed)의 정책자들 사이에는 엇갈리는 목소리가 나왔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 루이스 연은 총재는 지난달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해야 한다고 주장한 사실을 밝혔다.
반면 에릭 로젠그렌 보스톤 연은 총재는 정책자들이 예고한 것보다 빠른 속도로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시장 흐름과 관련, 피닉스 파이낸셜의 웨인 코프만 애널리스트는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은행 실적이 탄탄했지만 ‘서프라이즈’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실적 호조가 주가를 끌어올리지 못할 경우 이는 주가 향방에 대한 경고”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