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료 싸지만 중도해지시 손실 커...유지율&수당 연계
농협·AIA생명은 감소...판매전략 변경과 설계사 이동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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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김승동 기자 = 생명보험사의 계약 유지율이 개선되고 있다. 이 가운데 ING생명의 유지율이 눈에 띄게 나아졌다. 반면 NH농협생명, AIA생명 등은 뒷걸음질이다.
유지율은 보험 계약이 유지되는 비율이다. 통상 25개월차 보험료가 납입되는 것을 기준으로 판단한다. 유지율이 높다는 건 가입시 상품에 대한 설명을 충분히 했거나 지속적으로 관리했다는 의미다.
12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생보사 평균 유지율은 ▲2014년 65.0% ▲2015년 66.0% ▲2016년 67.5% ▲2017년 67.7%로 꾸준히 상승했다. 4년 동안 2.7%포인트 좋아졌다.
ING생명의 유지율은 ▲2014년 61.8% ▲2015년 62.3%로 업계 평균보다 낮았다. 하지만 2016년 68.4%로 평균을 넘어섰고, 지난해에 70.8%로 뛰어올랐다. 4년 동안 9%포인트나 개선됐다.
ING생명의 유지율을 끌어올린 1등 공신으로 지난 2015년 7월 출시한 '저해지종신보험'이 꼽힌다. 이 상품은 일반종신보험에 비해 보험료가 20% 가량 저렴하지만 납입기간 중 해지하면 큰 손실을 보는 게 특징이다. 가입자들이 쉽게 해지를 못하는 상품인 셈이다.
ING생명은 저해지종신보험을 내놓기 전에도 보장성보험 비중(건수 기준)이 71.1%(2014년)이었다. 이 상품이 출시된 후 ▲2015년 72.3% ▲2016년 73.9% ▲2017년 75.2%로 이 비중이 더 높아졌다.
다른 생보사들도 2016년부터 저렴한 보험료를 앞세운 저해지종신보험 판매를 시작했다. 그렇지만 주력 상품으로 내세우지는 않아 유지율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ING생명 관계자는 “유지율을 수당과 연계, 좋은 유지율이 설계사 소득에도 영향을 미치도록 했다”며 “특히 2015년 7월 조기해지하면 큰 손실을 보는 저해지종신보험 출시 후 유지율이 급격히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한편, NH농협생명과 AIA생명의 유지율은 지속적으로 감소 추세다. NH농협생명의 유지율은 ▲2014년 84.2% ▲2015년 80.9%로 고공행진을 이어갔으나 2016년 79.0%로 떨어졌고, 지난해엔 77.6%를 기록했다.
NH농협생명은 수입보험료(제조업의 매출액에 해당) 중 방카슈랑스(은행에서 보험 판매) 비중이 97%에 달한다. 방카슈랑스는 주로 저축성보험을 취급한다. 하지만 2015년 이후 NH농협생명이 보장성보험 중심으로 판매 전략을 바꾸자 유지율이 떨어지고 있다.
NH농협생명 관계자는 “IFRS17(새국제회계기준) 도입 준비로 보장성보험 중심으로 판매 포트폴리오를 변경하면서 유지율이 조금씩 낮아지고 있다”면서도 “업계 평균 유지율보다 아직 10%포인트 가량 높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AIA생명 역시 지난 2014년에 68.0%로 업계 평균보다 유지율이 높았다. 하지만 2015년부터는 평균에 미치지 못했다. AIA생명 소속 설계사가 법인보험대리점(GA)으로 이동하면서 정착률이 낮아졌고, 낮은 정착률은 유지율 저하로 연결됐다는 분석이다.
AIA생명의 설계사 정착률은 2013년 31.3%로 생보사 평균(35% 내외)에 가까웠다. 하지만 ▲2014년 18.6% ▲2015년 18.6% ▲2016년 19.6%로 낮아졌다.
AIA생명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정착률이 25%에 달할 정도로 좋아져 유지율도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k8709489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