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3월 23~27일 미세먼지 분석결과
초반 中 영향 커..중후반은 국내영향 치솟아
비상조치 후 국내 요인도 68%로 상승
6월 서울시장 선거 핵심 키워드로 부상
[뉴스핌=김세혁 기자] 지난달 말 서울을 덮친 최악의 미세먼지는 정부 발표와 달리 외부(중국) 영향이 70%에 달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 미세먼지 발생 원인 역시 다양해지는 것으로 집계돼 시민 불안이 커지고 있다.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에 들어간 3월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일대가 뿌옇게 보이고 있다. 마포대교 북단에서 바라본 여의도가 미세먼지로 인해 보이지 않고 있다. /이형석 기자 leehs@ |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과 국립환경과학원은 9일 오전 설명회를 갖고 지난 3월 23일부터 3월 27일까지 서울에서 발생한 미세먼지의 원인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분석결과 당시 서울의 초미세먼지(PM2.5)는 중국 산둥반도와 랴오닝성 등 국외에서 유입된 후 고기압과 습도 등 국내 영향을 받으며 한층 악화됐다. 국내 미세먼지 원인 물질인 바나듐 등이 습기가 많은 환경에서 급속도로 활성화됐다는 것이 연구원 설명이다.
연구원 관계자는 “24일 국외에서 유입된 미세먼지가 고기압에 따른 대기정체 및 높은 습도 탓에 국내 미세먼지 원인 물질과 혼합됐다”며 “26일 오전까지 고농도를 유지하다 오후부터 미세먼지 농도가 감소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주목할 부분은 중국 등 외부 발생 미세먼지가 국내 농도에 미치는 비율(%)인 ‘국외 영향’이다.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당시 국외 영향은 3월 23일 69%까지 치솟았고, 24일에도 58%나 됐다. 국내 미세먼지의 중국 영향이 최대 70%에 육박한 셈이다.
이는 지난해 한미 국립환경과학원이 미항공우주국(NASA)과 합동으로 발표한 ‘한미 협력 국내 대기질 공동 조사(KORUS-AQ)’ 결과와 사뭇 다르다. 2016년 5월 2일부터 그 해 6월 12일까지 국내외 80개 기관 580여 과학자가 참여한 공동 조사 결과, 서울 올림픽공원의 PM2.5 기여율은 국내가 52%, 국외가 48%로 각각 나타났다.
중국이 미세먼지의 근원지로 밝혀지면서 시민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중국 정부에 제대로 항의도 못하고 시민 건강만 악화돼 왔다는 볼멘소리다.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는 중국에 제대로 된 대책을 요구하라는 청원이 9일에도 올라왔다.
중국발 미세먼지가 잦아든 뒤에도 치솟는 국내 요인도 문제다. 서울시의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내려졌던 지난달 26일 PM2.5의 국내 영향은 무려 68%로, 국외 요인(32%)를 압도했다. 차량 2부제 등 서울시가 급히 내놓은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실효를 거두지 못한 셈이다.
보건환경연구원 관계자는 “이번 PM2.5 분석 결과 중유 등이 연소될 때 발생하는 바나듐과 니켈 농도가 증가했다”며 “중유는 선박 등 우리 주변에서 흔히 사용하는 원료로 미세먼지 악화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중국이 미세먼지 발생의 주요 요인(외부)인 데다 국내의 비상저감조치 역시 실효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서울시가 향후 어떤 대책을 마련할지 눈길이 쏠린다.
더불어, 6월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을 다툴 박원순 시장과 박영선, 우상호, 안철수 네 후보의 미세먼지 전략이 당락을 가를 공약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뉴스핌 Newspim] 김세혁 기자 (starzoob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