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원지' 수입 늘고, '폐지' 수입 줄어..골판지업체 마진 확대"
[뉴스핌=김양섭 기자] 중국의 환경규제로 국내 폐지업체들의 수출이 막히면서 폐지가격이 뚝 떨어졌다. 이런 가운데 폐지를 원료로 골판지를 만드는 업체들의 수혜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다. 택배 시장이 커지면서 골판지 수요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원재료가 되는 폐지가격이 하락하면서 수익성이 높아지는 상황. 주가도 올해 들어 급등세다.
골판지 제조업체 주가 추이 <자료=네이버> |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신대양제지 주가는 지난해 12월 중순 이후 소폭 상승 추세를 유지하다가 지난 3월 급등했다. 3월 한달 상승률은 93%에 달한다. 이달 들어 소폭 조정을 보이긴 했지만 여전히 작년 연말 대비 2배 정도 주가 수준이다. 대림제지 역식 주가 흐름 패턴이 비슷하다. 작년 12월 960원까지 하락했던 주가는 지난달 1830원을 기록하는 등 2~3월 들어 상승이 가파르다. 아세아제지도 1월 말부터 급등세를 보이면서 3월말까지 지속적으로 신고가를 경신해왔다.
이들 종목의 상승세에는 최근 중국의 환경규제가 주요 배경이 됐다. 중국에서 폐지 수입을 파격적으로 줄이면서 국내 폐지값이 뚝 떨어지게 됐고, 이를 원료로 골판지, 원지(골판지의 중간재료) 등을 만드는 업체들 마진이 크게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런 효과는 작년 4분기 실적에도 반영됐다.
최문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신대양제지에 대해 "스프레드 확대 효과는 2017년 4분기부터 나타났으며 영업이익은 전년동기와 전분기 대비 각각 5배와 10배 이상 증가했다"면서 "폐지의 대체제로 원지 형태로 수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골판지 원지 업체의 전방산업은 전자상거래 시장으로 제지업체 대비 전방산업 성장성이 높고 중국 정부의 환경 규제에 따른 이익 레버리지 효과가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대림제지에 대해서도 "신대양제지와 사업 구조가 유사해 수혜가 예상된다"면서 "신대양제지와 동일하게 2017년 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동기와 전분기 대비 각각 2배 이상, 10배 이상 증가했고, 2018년에도 스프레드 강세 흐름이 지속되며 사상 최대 실적 경신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중국 정부는 환경 보호 차원에서 폐지 수입에 대한 규제를 강화했다. 올해 1월 1일부터 혼합폐지 수입을 전면 금지했고, 3월 1일부터 엑스레이(x-ray) 검사를 통해 오염물 0.5% 이상의 폐지 수입을 제한했다. 폐지(고지)는 다양하게 사용되는데 재가공을 통해 원지로 재탄생해 택배 상자의 원재료로 주로 사용된다.
글로벌 전자상거래 산업 성장이 지속되는데 특히 중국의 성장세가 부각된다. 2017년 중국 택배 물동량은 401억건으로 2007년 대비 33.4배 증가했다. 중국은 인당 연평균 36건의 택배를 배송시키며 1초에 소비되는 택배 상자는 1000개에 달하고 이는 일년이면 중국 전역을 덮는 수준이다. 이처럼 골판지, 원지 등의 대폭 늘어나는 추세다.
중국은 전세계 1위 폐지 수입 국가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전체 폐지 공급의 36.5%를 수입을 통해 조달했다. 전자상거래 시장 활성화로 택배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는 반면 재활용지 수거량은 정체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아파트가 많은 한국의 재활용률은 85%에 달하는 반면 중국은 50% 수준에 그친다. 폐지 수입 쿼터(quota)가 축소돼 폐지 공급 부족(초과 수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2016년 폐지 수입량 2849만톤에서 2017년 2572만톤으로 9.7% 줄었다. 2018년 1월 수입량은124만톤으로 전년동월 대비 44.4% 급감했다.
한국투증권은 "3월 1일부터 규제가 한 단계 강화됐고 최근 쿼터를 감안하면 2018년 폐지 수입량은 2017년의 30% 수준에 그칠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중국 골판지 원지-폐지 수입량 추이 <자료=한국투자증권> |
[뉴스핌 Newspim] 김양섭 기자 (ssup825@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