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세제개편에 따른 불확실성으로 지난 1분기 뉴욕 맨해튼의 주택 거래가 감소하고 가격도 하락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2분기 집을 팔려는 사람들이 가격 기대를 합리적으로 조정하고 1분기 보너스를 받은 직장인들이 주택 구매에 나서면서 거래량이 늘 것으로 기대했다.
뉴욕 맨해튼<사진=블룸버그> |
블룸버그통신과 포브스(Forbes)는 3일(현지시간) 부동산 감정사 밀러 새뮤엘과 중개인 더글러스 엘리먼의 보고서를 인용해 1분기 맨해튼 소재 콘도와 조합원 아파트(cooperative apartment)의 거래가 1년 전과 비교해 25% 감소해 리먼 브러더스의 파산으로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었던 2009년 2분기 이후 가장 큰 폭으로 후퇴했다고 보도했다. 판매된 주택 가격의 평균치도 210만 달러에서 210만 달러로 떨어져 2분기 연속 200만 달러를 밑돌았다.
전문가들은 1월 1일부터 적용된 연방 정부의 세제개편으로 재산세 및 판매세, 주(州)·지역세 공제액과 모기지 금리 공제액이 각각 1만 달러, 75만 달러로 제한되면서 고액 부동산 보유자들을 주저하게 했다고 분석했다.
밀러 새뮤엘의 조너선 밀러 대표는 “새로운 세법이 금방 나왔기 때문에 아무것도 분명치 않고 이 같은 불확실성은 많은 구매자를 주저하게 한다”면서 “시장이 모든 변화를 소화하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1분기 맨해튼에서는 비교적 규모가 작은 주택 거래가 활발했다. 원룸을 의미하는 스튜디오의 점유율은 12.6%에서 16.2%로 올랐으며 방이 4개 이상 딸린 집의 비중은 5.8%에서 4.7%로 줄었다.
주택 판매자들은 집을 팔기 위해 낮은 가격을 받아들여야 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판매된 주택 중 52%는 판매자가 원하는 가격보다 낮은 수준에서 거래됐다. 38%는 판매자가 원한 가격에 거래됐으며 웃돈이 붙지 않은 거래 비중은 2012년 말 이후 최대였다.
바르부르크 리얼티의 프레데릭 피터스 최고경영자(CEO)는 블룸버그통신에 “뉴욕 부동산 가격도 저항이 있는 지점에 도달한다”면서 “사람들은 값을 과도하게 지불하는 것에 대해 초조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1분기 거래량이 부진했지만, 전문가들은 주택 판매자들이 가격 기대를 낮추면서 시장에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전망한다. 최근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 등 뉴욕 소재 기업들이 직원들에게 대규모 보너스를 지급한 점 역시 거래 증가 기대를 키운다.
뉴욕주 감사원 토머스 디나폴리가 지난달 26일 발표한 성명에 따르면 1~2월 뉴욕시 소재 기업들이 직원들에게 지급한 보너스는 3140억 달러로 1년 전보다 17% 증가했다. 월가의 직장인들은 평균적으로 2006년 이후 가장 많은 18만4220달러의 보너스를 받았다.
더글러스 엘리먼의 스티븐 제임스 CEO는 “그들은 지난달 집을 보기 위해 나섰고 계약서에 서명했다”면서 “우리는 하루 단위로 계약을 추적하는데 2분기와 3분기 거래가 증가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김민정 특파원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