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볼턴 안보보좌관 출근 '아직'…회담 장소·시간도 미정
"즉흥적 트럼프, 전략 없을 것…경험 많은 북한에 열세"
[뉴스핌=김성수 기자] 북한-미국 정상회담이 5월 말로 예정돼 있다. 이로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임기 중 북한 지도자를 직접 면담한 최초의 미국 대통령이 된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과연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만날 준비가 돼 있을까. 2일 자 영국 BBC는 미국 전문가들이 이번 정상회담 결과를 비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 존 볼턴 안보보좌관 출근 '아직'…회담 장소·시간도 미정
북미 정상회담 준비는 여러 모로 미궁에 빠져 있다. 사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수석 부대변인은 정상회담 계획을 하고 있지만 "날짜와 시간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AP/뉴시스> |
회담 장소도 정해지지 않았다. 회담 시설이 리모델링되고 있는 판문점이 장소로 적격이라는 의견이 나오는 반면, 트럼프 대통령의 안전을 고려하면 제주도가 낫다는 분석도 나온다.
북미 정상회담에서 핵심 역할을 맡게 될 존 볼턴 신임 안보보좌관은 아직 일을 시작하지도 않았다. 그는 오는 9일부터 출근하게 된다.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보좌진들은 준비 작업이 최소한에 그칠 것이며, 북핵 협상에 대한 지식이 부족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상황이 이러한데도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 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줄곧 낙관론을 펴고 있다. 트럼프는 트위터에 "김정은 위원장이 북한 주민들과 인류를 위해 옳은 일을 할 가능성이 크다"며 정상회담을 기대하고 있다는 글을 올렸다.
트럼프 행정부의 한 관리는 "백악관에서는 (회담 결과에) 엄청난 기대를 품고 있다"고 말했다.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주기적으로 통화하고 있다. 아베 총리와는 오는 18일 미일 정상회담이 있기 때문에 통화 시간이 긴 것으로 전해졌다.
◆ "즉흥적 트럼프, 전략 없을 것…경험 많은 북한에 열세"
그러나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략이 있는지를 의심하며 회담 결과를 비관하고 있다.
조지 부시 전 행정부 국가안보회의(NSC)에서 통상 부문을 담당했던 에릭 알트바흐는 "만약 내가 북한 관료를 만날 예정이었다면 몇 달이나 몇 년 전에는 준비가 끝났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전 협상에서는 준비 과정에 매우 세심하게 공을 들였다"며 "관계 부처 및 북한 관료들과의 회의에서 정점을 찍은 다음 정상회담이 이뤄지기 때문에 사전에 결과가 협의돼 있는 상태였다"고 말했다.
이런 회담에서 대통령의 역할은 미리 다 짜여진 협정문에 서명을 하는 것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경우 회담 결과가 예측 불가능하다.
그가 북한 핵 프로그램을 얼마나 아는지도 불투명한 데다, 말과 행동을 즉흥적으로 할 때도 많아서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얘기할 때 사실을 지어내서 말한 적도 있다.
알트바흐는 이런 이유로 북미 정상회담이 실망스러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회담에서 비핵화에 대해 아주 정교하거나 포괄적인 프레임워크(틀)가 만들어질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현재 예상할 수 있는 최선은 광범위한 목표들이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북한 쪽은 준비가 잘 돼 있을 것이라고 알트바흐는 말했다. 그는 "북한에는 이번 회담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북한 측 관료 대다수는 이전부터 미국과 협상을 해온 인물들이며, 엄청난 집중력과 풍부한 경험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에서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을 지낸 에반 메데이로스는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에서 많은 것을 이루지 못할 것"이라며 "그러나 대안이 없기 때문에 모든 사람들이 그냥 시도해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