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무수익여신 비중·악성 대출 문제"
[뉴스핌=최원진 기자] 오는 5월 '스트레스 테스트(자본 건전성 심사)'를 앞둔 그리스 은행들이 유럽에 새로운 시장충격을 안겨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고 CNBC가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진=블룸버그> |
그리스에서 가장 큰 대출기관인 유러뱅크(Eurobank), 알파뱅크(Alpha Bank), 피레우스(Piraeus), 그리스국립은행(National Bank of Greece)은 다른 유럽 은행보다 먼저 유럽중앙은행(ECB)의 스트레스 테스트를 검사를 받을 예정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ECB는 애초 그리스 은행들을 다른 유럽 은행들과 같은 시기에 테스트를 계획했지만 시일을 앞당겼다. 이는 그리스가 오는 8월 세번째 구제금융 프로그램이 만기되면서 시장과 채권단들이 그리스 금융 시스템이 자립할 수 있다는 재확신을 요구해서다.
그리스는 2010년 재정위기로 국가부도 사태로 몰린 이래 유럽연합(EU)와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채권단으로부터 3차례에 걸쳐 구제금융을 받아 나라 살림을 이어갔다. 당국은 오는 8월 만료되는 구제금융 프로그램 이후에는 자금을 자체 조달해야 한다.
투자은행 기업 AXIA벤처스그룹 담당자 조나스 플로리아니는 "시장과 규제·감독 기관은 이중 적어도 한 두 군데의 그리스 은행에서 예상치를 크게 밑도는 '네거티브 서프라이즈(negative surprise)'에 대한 많은 두려움을 안고 있다"고 말했다.
네 개의 은행들은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럽연합 탈퇴) 우려가 불거진 2015년부터 150억유로의 자본금을 증가시켰다. 그러나 만일 이들 은행 중 어느 한 곳이라도 문제가 발생하면 전체 그리스 금융 시스템 신용도에 큰 타격을 입혀 다른 은행으로부터 대출 받기 어려운 상황에 놓이게 된다.
다니엘 누이 유럽중앙은행(ECB) 감독위원회 위원장은 그리스의 높은 무수익여신 비중을 가장 큰 문제로 꼽았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의 최신 자료에 따르면 유로존(유로를 국가통화로 도입한 지역)에서 그리스 은행들의 무수익여신 비율은 47%로 가장 높다. 이는 이탈리아 12% 보다도 높은 비율이다.
누이 ECB 감독위원회 위원장은 또 그 다음으로 악성 대출을 "큰 문제"로 꼽았다. 네 개의 은행들은 대차 대조표에서 악성 대출 수치를 낮추기 위한 계획을 준비했다. 악성 부채 수준을 해결하기 위한 이 구체적인 공약은 스트레스 테스트에 앞서 일부 전문가들로 하여금 긍정적인 전망을 이끌어 냈다.
콘스탄티노스 마놀로 풀로스 인베스트먼트 뱅크 오브 그리스(Investmenet Bank of Greece) 연구 담당자는 CNBC에 "(그리스 은행들의) 스트레스 테스트의 결과를 예측하는 건 어렵다"고 말했지만 이들 은행의 자본 건전성이 3년 사이에 크게 개선됐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2015년 기준 스트레스 테스트에서는 2.3% 경제 위축을 예상했지만, 이번 테스트에서는 1.3%로 예측되고 있다.
플로리아니 AXIA벤처스그룹 담당자는 그리스가 현재로서 과거의 정치적 불확실성도 해소됐다며 은행들이 추가 자본금 없이도 스트레스 테스트를 통과할 수 있을 것이라는 낙관적인 견해를 내놨다.
CNBC에 따르면 그리스 정부는 "완전한" 구제금융 프로그램 종료를 원하지만 만일 오는 5월 스트레스 테스트에서 심각한 자본 부족이 나타난다면 성취하기 어렵다. 그리스 주식 시장이 하락하고 채권 수익률이 상승할 수 있으며 채권단은 8월 이후, 추가 금융 및 기술 지원을 요청하라고 그리스 정부를 압박할 수도 있다.
[뉴스핌 Newspim] 최원진 기자 (wonjc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