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특혜 제보자 의혹만 증폭...하나금융·노조 모두 부인
금감원 특별검사반, 내달 2일까지...기간 연장 가능
[뉴스핌=김연순 기자]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3연임에 성공했지만 '최흥식 사퇴' 후폭풍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하나금융(하나은행)이 내부 감찰을 통해 최흥식 전 원장의 '채용특혜 의혹' 제보자를 밝혀야 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금감원 고위관계자는 26일 "하나금융(은행)의 수차례 검사와 관련된 내용에 대해선 어떤 입장도 밝히지 않았다"면서도 "다만 (최 전 원장의 특혜채용 의혹 제보는) 시장에 큰 파장을 초래한 만큼 하나은행 내 자체 감찰을 통해 제보 경위 등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 왼쪽부터) 최흥식 금감원장과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
최 전 원장이 자진 사퇴한 지 2주가 흘렀지만 해당 채용특혜 의혹 내용이 어떤 경로로 공개됐는지가 아직 베일에 싸여있다. 출처를 둘러싸고 엇갈린 추측만 제기된 상태다.
금융당국은 내부 정보가 유출된 출처로 하나은행 내부를 주목하고 있다. 최근 2015∼2017년 채용실태 검사 땐 관련 자료가 모두 삭제됐고, 복구하기 어렵다던 하나은행에서 그보다 이전인 2013년의 채용 관련 내용이 흘러나왔기 때문이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지난 13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최 원장 관련 채용비리 의혹 보도 내용을 보면 하나은행 내부가 아니면 확인하기 어려운 것"이라며 "그렇다면 하나은행의 경영진도 이런 것이 제보된다는 사실을 사전에 알고 있다고 봐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 위원장은 "금감원장이 사임한 것은 채용비리와 관련해서 의혹이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잘못을 시인하고 책임을 지겠다는 것보다는 조사의 걸림돌이 돼서는 안된다고 해서 사임한 것으로 안다"면서 "이번 조사가 감독 기관의 권위를 바로 세우는 계기가 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최 위원장의 이 발언은 하나은행 채용비리 자체 뿐 아니라 금감원과 하나금융간 정치적 폭로 의혹에 대해서도 들여다보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하나금융측은 하나은행 내부에서 최 원장 관련 의혹을 유출했다는 시각에 대해 '전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하나은행이 유출한 것으로 의혹을 제기하는데 당혹스럽다"며 "최 원장 뿐 아니라 하나금융 경영진도 연걸되는데 하나은행이 관련 내용을 흘릴 이유는 없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최 원장이 2013년 하나금융지주 사장 시절 하나은행 채용에 지인의 자녀를 추천한 당시 지주 회장은 현재 3연임이 확정된 김정태 회장이었고, 하나은행장은 김종준 행장이었다.
최근엔 해당 제보가 하나은행 노조 측에서 흘러온 것이란 주장도 제기됐다. 하지만 하나은행 노조 역시 강력히 부인했다. 윤준호 KEB하나은행 지부 정책국장은 "노조에선 관련 정보 접근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한편 금감원은 3개의 특별검사반을 구성하고 다음달 2일까지 15영업일 간 하나금융과 하나은행의 2013년 채용 자료를 집중적으로 검사한다. 금감원은 필요할 경우 검사 기간은 물론 검사 대상 기간도 연장 및 확대할 방침이다. 일각에선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등 하나금융과 하나은행 경영진의 추천 전반을 들여다볼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뉴스핌 Newspim] 김연순 기자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