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HJ컬처> |
[뉴스핌=양진영 기자] 지난해 '모래시계'부터 올해 '레드북', '존 도우', 웃는 남자'까지. 다양한 작품들이 사회 비판적 메시지로 일상적 부당함을 꼬집는다.
현재 공연 중인 뮤지컬 '존 도우'는 경제 대공황 속 대량 실업 사태에 절망하는 시민을 대변하는 자, 존 도우를 주인공으로 삼았다. 지난해 '모래시계'에서는 암울한 시대상과 정치적 이해관계, 권력이 개인에게 끼치는 막대한 영향을 다뤘다. 오는 7월 월드 프리미어로 막이 오르는 뮤지컬 '웃는 남자'에서는 영국 귀족 사회와 가난한 자들의 극명한 대비를 보여줌으로써 현재에도 실질적으로 존재하는, 뿌리깊은 불평등에 관해 얘기한다.
◆ 평범한 시민들의 힘을 일깨우는 이름, '존 도우'
뮤지컬 '존 도우'는 상위 1%가 세상을 움직인다 믿는 이들에게 사실은 그렇지 않다고 얘기한다. 극중 윌러비가 부르는 넘버 '연설'에서는 사막의 피라미드와 다양한 건축물들, 인간이 이룬 모든 것들이 평범한 개인 하나 하나가 모여 이룬 것이라는 진실을 일깨운다. 대공황을 맞아 풀이 죽은 사람들에게 '다시 해낼 수 있다'는 희망을 전하는 것은 물론이다.
'존 도우'를 제작한 HJ컬처의 한승원 대표는 대량 실업으로 희망이 없던 미국의 대공황 시대에 평범한 남자 존 도우의 이야기를 택한 계기를 밝혔다. 그는 "위로를 많이 주고 싶었던 작품"이라며 "애 아빠가 되고 살아보니 버틴다는 게 얼마나 대단한가 깨닫게 된다. 예전에 당연하게 생각했던 일들이 참 어려운 일이구나 싶다. 그런 상황에서 존 도우 같은 평범한 시민들이 하루 하루 이겨내고 있다는 것이 엄청난 승리다. 모두가 매일 승리를 해나가고 있다 생각했다"고 작품에 현실과 맞닿은 메시지를 넣은 이유를 말했다.
실제로 '존 도우'에서는 '언론사를 살 돈은 있고, 월급줄 돈은 없어?' '뛰어 내려, 더 이상 참지 않아' '부당한 일을 당했을 때, 그건 아니라고 말하겠다' 등의 직설적인 대사가 내내 등장한다. 나와 꽤 닮은 평범한 주인공이 나와 비슷한 상황에서, 용기 있게 행동하고 승리하는 장면을 통해 관객은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사진=EMK뮤지컬 컴퍼니> |
◆ 고전 명작에서 가져온 뿌리깊은 불평등의 흔적, '웃는 남자'
뮤지컬 '웃는 남자'는 주인공 그윈플렌은 입이 기이하게 찢어진 외모를 가지고 있다. 태생적인 신분으로 인해 비극적인 운명의 소용돌이에 빠지는 인물로, 이 작품은 사회 정의와 인간성이 무너진 세태를 비판하고 인간의 존엄성과 평등의 가치에 대해 깊이 있게 조명한다. 그의 찢어진 입은 가난한 아이들의 신체를 일부러 훼손시켜 귀족들의 노리개로 만들던 과거 영국의 비인간적인 귀족 문화를 꼬집는다.
'웃는 남자' 연출 로버트 요한슨은 빅토르 위고의 원작 '웃는 남자'를 언급하며 "원작자는 부자는 모든 걸 가졌고 아닌 이들은 아무것도 갖지 않은 채로 살고 있다는 데 문제 의식을 드러냈다. 하지만 지금도 상위 1%가 모든 걸 독식한다. 시간이 아무리 흘러도 변한 것이 없다. 우리 작품의 그윈플랜이 세상을 바꾸고자 할 것"이라며 "이런 사회 정치적인 얘기들과 더불어 비극적이고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를 만날 것"이라고 작품을 설명했다.
'존 도우'에서 끄집어낸 문제 의식은 '웃는 남자'에서는 과거 불평등한 신분제로부터 지금까지 이어져왔단 사실을 깨닫게 한다. 두 작품의 소재와 이야기는 다르지만, 결국은 불평등의 문제를 다룬다. 이 작품들을 통해 신분제가 있던 시절과 미국 대공황 시대, 그리고 현재에도 그리 달라진 것이 없는 실질적 불평등을 정면으로 마주하게 된다.
사회 비판적인 메시지를 담은 작품엔 예술적 표현과는 또 다른 감상과 감동을 선사한다. 허공에 붕 뜬 그저 아름다운 이야기가 아니라서, 더 쉽게 많은 이들을 공감하게 하고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메시지는 퍼져 나가고, 교훈은 쌓이게 마련. 관객이 받은 위로는 세상을 바꿀 또 다른 힘이 될 것임이 분명하다.
[뉴스핌 Newspim] 양진영 기자 (jyya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