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환 앞서 이재오·권성동·김효재·임태희 등 자택 방문
맹형규·김영우는 검찰가지 동행..지지자 응원은 없어
[뉴스핌=박진범 기자] 이명박(77) 전 대통령의 자택에 모처럼 측근들이 집결했다.
'뇌물수수·횡령·조세포탈' 등 혐의를 받고 있는 이명박 전 대통령은 14일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기에 앞서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자택에서 측근 및 참모들과 접견했다.
이날 오전7시30분께 가장 먼저 모습을 드러낸 사람은 자유한국당 김영우 의원이었다. 김 의원은 지난 2007년 대선에서 이 전 대통령의 친위그룹 역할을 한 ‘안국포럼’ 출신으로, 대표적 친이계 정치인으로 분류된다.
자유한국당 김영우 의원이 14일 오전 서울 강남구 논현동 이명박 전 대통령 자택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박진범 기자 beom@ |
김 의원은 취재진 앞에서 “그동안 문재인 정권은 MB를 검찰청 포토라인에 세우기 위해 쉼 없이 달려왔다. 문 정권은 오늘 그 치졸한 꿈을 이뤘다”며 “이같은 정치적 비극이 더 이상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고 비판한 뒤 이 전 대통령 자택에 들어갔다.
이어 한국당 권성동 의원, 김대식 여의도연구원장 등이 7시45분께 자택을 찾았다. 권 의원 등은 한마디 해달라는 취재진의 요청에 침묵한 채 문으로 들어섰다. 국회 법사위원장인 권 의원이 수백억대 뇌물·횡령 피의자 신분인 이 전 대통령을 접견한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재오 전 의원이 14일 오전 서울 강남구 논현동 이명박 전 대통령 자택을 나오고 있다. /박진범 기자 beom@ |
이 전 대통령의 오랜 최측근인 이재오 전 의원은 7시50분께 자택으로 들어갔다. 이 전 의원은 MB 정부의 흥망성쇠를 함께한 인물이다.
이후 맹형규 전 행정안전부 장관, 안경률·최병국 전 의원, 김효재 전 청와대 정무수석, 한국당 주호영 의원 등 친이계 인사들이 잇따라 자택을 방문했다.
류우익·임태희·정정길·하금열 전 비서실장과 김두우·이동관 전 청와대 수석비서관, 장다사로 전 총무기획관 등 참모진도 이 전 대통령 자택에 모였다. 이들은 모두 이 전 대통령 검찰소환에 대한 별도의 언급은 하지 않았다.
자유한국당 권성동 의원과 김효재 전 청와대 정무수석 등이 14일 오전 이명박 전 대통령 자택을 나오고 있다. /박진범 기자 beom@ |
이 전 대통령은 자택에서 측근들에게 “내가 잘할 테니 용기를 잃지 말고 잘 대처하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대통령은 차량에 탑승해 9시14분 자택을 빠져나왔다. 검찰청까지 가는 길에는 맹형규 전 행정안전부 장관과 김영우 의원이 동행했다.
이날 이 전 대통령 자택 앞은 100여명의 취재진과 경찰 병력으로 북새통을 이뤘다. 그러나 일반인 지지자의 모습은 찾아 볼 수 없었다.
이른바 ‘태극기 부대’라도 있었던 박근혜(66·구속기소) 전 대통령과는 달리 고정지지층이 없어 ‘외로운’ 이 전 대통령의 상황이 잘 드러나는 모습이었다.
한편 전직 대통령이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는 것은 전두환·노태우·노무현·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이번이 다섯 번째다.
[뉴스핌 Newspim] 박진범 기자 (beo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