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스 "비핵화 조치 취할 때까지 압박 유지"
NYT "트럼프, 전 행정부와 비슷한 상황에 직면"
[뉴스핌= 이홍규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북한의 비핵화 대화 제안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북미 대화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은 한편, 대북 강경 압박 노선은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6일(현지시간) ABC뉴스·AFP통신·CNN뉴스에 따르면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스테판 뢰벤 스웨덴 총리와 정상 회담을 앞두고 백악관에서 한국과 북한에서 나온 성명은 "매우 긍정적"이었다며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 만남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수사학적으로 우리는 북한과 적어도 먼 길을 왔다"며 "그것은 세계를 위해 매우 좋은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블룸버그통신> |
앞서 대북 특별사절단을 이끌고 방북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방북 결과 브리핑에서 북한이 한반도 비핵화 의지를 분명히 했다며 비핵화 문제 협의와 북미 관계 정상화를 위해 미국과 대화할 수 있다는 용의를 표명했다고 전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대화 제안에 진정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그는 뢰벤 총리와 공동 기자 회견에서 "나는 그들(북한)이 진정성이 있다고 믿는다"며 "그들이 진정성 있기를 바란다. 우리는 곧 알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대화 제의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정상 회담을 앞둔 발언에서 "우리는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또 "우리는 어느 쪽으로든지 무언가를 할 것"이라며 "이번 상황이 곪아 터지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북한의 대화 용의 표명에 대해 북한이 비핵화를 향한 조치를 취할 때까지 대북 압박을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태도 변화와 무관하게 북한에 대한 최고 수위의 압박을 지속하는 한편 군사 대응을 포함한 모든 옵션을 열어 두고 있다는 주장이다.
그는 "미국과 동맹국들은 북한의 핵 프로그램을 좌절시키기 위해 김정은 정권에 최대한의 압박을 가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며 "여전히 모든 옵션이 열려 있고, 신뢰할 수 있고 확실한 비핵화 움직임이 포착될 때까지 김정은 정권에 대한 대응책에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비지니스인사이더(BI)는 펜스 부통령의 발언이 다소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또 북한의 비핵화 대화에 대한 한국의 평가를 신뢰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과거에도 북한이 대화에 적극적인 의지를 보였지만 미국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미사일과 핵 프로그램 개발을 멈추지 않은 만큼 이번 변화에 반색하기보다 회의적인 속내를 내비친 것이라는 분석이다.
◆ 이전 정부와 비슷한 상황에 직면한 트럼프, 어떻게 헤쳐나갈까
이에 대해 뉴욕타임스(NYT)는 북한 문제 해결에 있어 전임 대통령의 실수를 되풀이 하지 않겠다고 공언한 트럼프 대통령이 빌 클린턴, 조지 부시,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와 비슷한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고 보도했다.
취임 후 부터 트럼프 대통령은 전 행정부처럼 북한의 핵무기 핵심 기술 보유와 북한 정권의 지속을 가능케했던 미국이 양보하는 장기간의 협상에는 휘말리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NYT는 북한이 비핵화를 대화 테이블에 올리겠다고 제안함에 따라 한반도 미군 철수 등 북한의 끊임 없는 요구로 양보를 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게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는 이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클린턴 행정부나 부시 행정부, 오바마 행정부를 보든 간에 그것은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며 "지금이 아니라 그 때가 이 문제를 해결할 시기였다"고 말했다.
한편,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은 아프리카 방문 전 연설에서 많은 아프리카 국가가 북한에 대해 주저하고 있다며 국제적인 대북 압박 노력에 동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틸러슨 장관은 조지 메이슨 대학교 연설에서 "북한은 아프리카에 대한 무기 수출을 포함, 불법적인 핵·탄도미사일 프로그램과 확산 활동을 통해 전 세계 지역을 위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이는 단지 유럽이나 아시아의 동맹국만을 포함하는 것이 아니다며 중국과 러시아 같은 북한과 오랜 기간 유대 관계를 맺고 있는 국가도 마찬가지라는 뜻을 밝혔다.
그러면서 대북 압박은 전 세계적인 노력이며 반드시 그렇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틸러슨 장관은 "아프리카의 국가들은 더 많은 일을 할 필요가 있다"며 "많은 아프리카 국가가 주저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홍규 기자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