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사임 시점 밝힐 수도…50년래 처음 배당?
추락한 웰스파고 언급?…투자로 돈 벌기의 어려움
[뉴스핌=김성수 기자] '오마하의 현인' 워렌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이 오는 24일(현지시간) 주주들에게 보낼 연례서한에서 어떤 화두를 던질지 주목된다.
버핏의 연례서한은 주식시장과 경기 전반에 대한 통찰이 담겼다고 평가받고 있어 투자자들 사이에 커다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버핏의 올해 연례서한은 미국 동부시간 기준 24일 오전 8시에 발표된다. 한국시간 기준으로는 이날 저녁 10시다.
워런 버핏 <출처=AP> |
◆ CEO 사임 시점 밝힐 수도…50년래 처음 배당?
21일(현지시간) 미국 투자매체 배런스는 버핏이 이번 서한에서 버크셔 해서웨이 최고경영자(CEO) 직을 물러날 시점에 대한 힌트를 제공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버핏은 회장 직은 유지할 전망이다.
버핏이 새로운 후계자를 지목할 수도 있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지난달 버핏의 후계자가 될 후보로 그레그 아벨과 아지트 제인을 내세웠다.
그레그 아벨은 비보험 부회장으로, 아지트 제인은 보험 부회장으로 각각 승진됐으며, 이는 "시간을 두고 경영권을 승계하는 작업의 일환"이라고 버핏은 설명했다.
버크셔 해서웨이의 현금 사용처에 변화가 생길 수도 있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현금이 많지만 2년 전 프리시전 캐스트파츠를 인수한 후로는 두드러진 인수합병(M&A)을 하지 않았었다.
혹은 버핏이 늘어난 현금을 자사주 매입이나 현금배당에 쓰겠다고 발표할 수도 있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버핏이 CEO로 있던 50여년 동안 배당을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유명하다. 주주들이 회사 순익과 현금을 모두 버핏이 관리해주기를 원했기 때문이다.
다수 투자자들은 버핏이 CEO에서 물러난 후부터 버크셔 해서웨이가 배당 지급을 시작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고 신문은 전했다.
◆ 추락한 웰스파고 언급?…투자로 돈 벌기의 어려움
버핏은 또한 사면초가에 놓인 웰스파고(WFC)에 대해 긍정적인 언급을 할지도 모른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웰스파고 지분 10%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유령계좌 파문'을 낳은 미국 4대 은행 웰스파고는 최근 연방준비제도(연준)로부터 자산 규모 동결이라는 철퇴를 맞았다.
연준은 "웰스파고가 고객을 보호하고 리스크를 관리하는 조치들을 확실하게 마련할 때까지 은행자산 증가를 억제하라"고 밝혔다. 웰스파고 주가는 작년 7% 상승에 그치면서 JP모간체이스와 씨티그룹의 30% 상승에 크게 뒤쳐젔다.
이 밖에도 버핏은 투자 종목을 고르는 것(stock-picking)에 대한 어려움을 토로할 수도 있다. 앞서 버핏은 2015년 연례서한에서 "버크셔 해서웨이가 예전만큼 투자로 돈 벌기가 힘들어질 것"이라고 밝혔으며, 작년 연례서한에서는 인덱스 펀드에 투자할 것을 적극 권장하기도 했다.
버핏의 작년 서한에는 이런 문장이 있다.
"지난 몇 년간 누군가 나에게 투자 조언을 구할 때마다 나는 저렴한 S&P500 인덱스 펀드에 투자하라고 말해줬었다. 여유 자금이 많지 않은 친구들은 실제로 그 조언을 따랐다.
하지만 돈이 아주 많은 사람이나 기관투자자들, 연기금 중에 내 조언을 따른 경우는 아무도 없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들은 나에게 감사를 표시한 다음, 높은 수수료를 내야 하는 매니저나 컨설턴트들이 들려주는 달콤한 말들에 귀를 기울였을 것이다."
아이러니한 것은 버핏 역시 인덱스 펀드에 투자했더라면 수익률이 더 좋았을지도 모른다는 점이다. 지난 10년간 버핏이 투자했던 종목 중 IBM, 코카콜라, 웰스파고는 모두 부진한 수익률을 거뒀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