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 3.3㎡당 1600만원 가량 낮춰야
설계변경 검토하지만 수익 감소 불가피
[뉴스핌=최주은 기자] 대신증권 계열사인 대신F&I의 나인원한남 분양이 당초 계획보다 늦어지고 있다. 실적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20일 대신증권에 따르면 당초 나인원한남은 지난해 10월경 분양할 예정이었다. 이를 위해 지난해 9월 용산구청으로부터 주택건설사업 계획 승인도 취득했다. 하지만 일정이 미뤄지면서 나인원한남은 지난해 12월이 돼서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분양보증 신청을 했다.
나인원 한남 시행사인 디에스한남은 지난해 12월 평균 분양가를 3.3㎡당 6360만원(펜트하우스 포함)으로 책정했다. 이는 최근 주변에서 최고가로 분양한 성동구 성수동 ‘아크로서울포레스트’(3.3㎡당 4750만원)보다 3.3㎡당 1610만원이 높다.
HUG 측은 디에스한남이 제시한 분양가가 지나치게 높다고 판단해 분양보증 승인을 두달만에 거절했다. 통상 분양보증 승인이 3~5일 내 이뤄지는 것을 감안하면 비교적 시간이 많은 시간이 소요된 셈이다.
이에 디에스한남은 분양가를 낮추기 위해 더 작은 면적의 주택형을 만들거나 펜트하우스 한 가구를 둘로 쪼개는 방법 등 설계변경을 검토중이다.
한남 나인원 부지 위치 <사진=뉴시스> |
문제는 분양성과 금융비용이다.
정부가 지난해 8·2 대책을 시작으로 청약 1순위 자격을 강화하고 분양권 전매 제한과 대출 규제 등을 시행하면서 청약자가 급격히 줄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실제 지난해 서울지역 분양 단지는 적게는 수십대 일, 많게는 수백대 일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청약이 마감됐었다. 하지만 정부 규제가 집중된 올해 서울의 평균 경쟁률 13.1대1로 작년(22.5대1)보다 크게 낮아졌다.
김재언 미래에셋대우 부동산팀장은 “입지나 한남동 특성상 고가 주택을 찾는 수요를 감안하면 분양에는 큰 무리가 없을 것 같다”면서도 “정부 규제로 인한 청약수요가 줄어든 것은 우려되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규제에 앞서 분양을 했다면 분양성을 우려하지 않아도 됐다는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여기에 금융조달 비용은 향후 대신증권 연결 실적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토지매입비가 6242억원에 달하는데다 공사가 지연될수록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통해 조달한 자금 9000억원에 발생하는 이자가 커지기 때문이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분양가를 낮추면 수익이 줄어드는데 확정되진 않았지만(3.3㎡당 1600만원선 인하) 그 규모가 상당할 것 같다”며 “이 경우 대신증권의 연결 실적에도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익 실현이 본격화(분양)되기까지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분양이 늦어질수록 금융비용이 커져 이는 수익성 저조로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대신증권 주가는 분양 승인 신청 이후 분양에 대한 기대감으로 20일만에 27.4% 상승하기도 했지만 보증 거부 소식이 전해지고 다시 한 달 만에 주가가 14.8% 빠지는 등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대신증권의 최근 3개월간 주가 추이 <자료=네이버> |
[뉴스핌 Newspim] 최주은 기자 (jun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