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대화 '키' 쥔 이방카 방한, 국제사회 초미 관심
탈북자단체 NK지식인연대 대표와 직격 인터뷰
"北, 김여정 현송월 보내 긴장 완화 효과 얻었다"
"북에선 올림픽 개최 어려워 도움 요청했다고 알려"
"현송월은 김정은의 여자, 2004년 모친 죽은 뒤 집착"
"북한에 특사 가고, 한국은 이산가족 상봉 카드 받을 듯"
"9.9절 앞두고 경제 개선 안되면 북한주민 실망 클 것"
[대담=이준혁 정치부장] "북한이 대북제재의 결정적 한 방을 피하기 위해 남한을 악용하고 있다. 동시에 미국과의 직접적 연결이 없는 상황에서, 북·미 관계를 요구할 수 있는 길이 문재인 대통령이라고 보았을 것이다."
탈북자단체 가운데 하나인 NK지식인연대 김흥광 대표는 최근 김여정 북한 노동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을 통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정상회담을 제안한 것에 대해 "북한의 체제 보장을 공고히 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 대표는 "북한은 당분간 '평화모드'로 보이면서 개성공단, 금강산을 비롯한 관광특구와 갈마비행장을 통해 하늘길 여는 등 다양한 방안을 사용할 것이다. 이 경우 한국정부 쪽에서 비자금이 아닌 경제협력 대가로서의 달러를 주게 될 것이고, 이것이 북한당국의 의도"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궁극적으로 SLBM 핵잠수함과 태평양까지 갈 수 있는 미사일 완성을 위해 시간을 버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녀인 이방카 백악관 고문의 방한을 하루 앞두고 북미대화의 길이 다시 열릴지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2003년 탈북 후 현재 북한전문가로 활동 중인 김 대표의 이 같은 발언은 사못 관심을 끌만하다.
김 대표와의 인터뷰는 이준혁 뉴스핌 정치부장이 진행했으며, 단도직입적으로 문답이 오고갔다.
김흥광 NK지식인연대 대표, 이준혁 뉴스핌 정치부장 /최상수 기자 kilroy023@ |
-북한이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김여정 현송월 등을 보내면서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분위기를 띄웠는데.
▲ 어느정도 효과를 발휘했다. 우선 한국은 여성에 대단히 환영하는 분위기다. 김여정과 현송월은 좋은 이미지를 갖는데 성공했다. 김여정 역시 북한의 통치자 중 한명이다. 연약한 여성이 북한 체제를 통치하고 있다는 것을 통해 온정주의적으로 북한을 보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
현송월 방남은 남한의 언론이 크게 부각시킨 것일 뿐, 전략적 의미는 별로 없었을 것이다. 다만 김정은의 첫 여자 사절단이라는 점에 있어서는 의미 있다. 여성을 보냄으로써 한반도 긴장을 완화할 수 있었다. 첫 단추를 그럴듯하게 끼우려는 전략으로 보였다. 김여정 방남은 자신의 눈으로 남한 사회를 보고 정치인들 만나보는 등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의 의미로 다녀갔을 수 있다.
북한 사람들도 노동신문을 통해 평창올림픽에 대해 알고 있다. 남한의 평창올림픽 개최가 어려워 북에 도움을 요청했다고 알려졌다. 특히 자유한국당 측에서 평양올림픽이라고 지적한 것을 이용해 남한의 어려운 현실 때문에 북한이 구원하러 가는 것으로 보도했다.
-현송월이 김정은의 여인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 김정은은 2004년, 20대 초반에 어머니가 죽고 은하수 관현악단에 관심이 많았다. 그곳에서 현송월을 봤다고 전해진다. 하지만 당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결혼에 반대한 것으로 알고 있다. 김정일이 죽고 나서 김정은은 모란봉악단을 만들어 현송월을 악단장으로 승격시켰다. 북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인사며 대단히 총애를 받고 있다고 생각한다.
김흥광 NK지식인연대 대표 /최상수 기자 kilroy023@ |
-남북정상회담 열린다면 언제쯤으로 예상되나.
▲ 만약 열리게 된다면, 김대중 정부의 6.15 정상회담(남북공동성명)을 기념해서 열릴 소지가 다분하다. 북한 고위급 대표단이 타고 왔던 전용기에 6.15가 보였다. 이는 의미 없이 하지 않았을 것이다. 북한이 생각하고 있는 6.15는 '우리민족끼리'라는 대남정책에서 핵심적 부분이고, 좋아하는 사안이다.
-문 대통령이 "여건을 만들어 성사시키자"고 언급했다.
▲ 여건이란 것은 '북핵 동결까지'라고 본다. 이것은 미국과 대화할 사안이다. 핵 실험을 더 하지 않고, 미사일 탄두 늘리지 않고, 현재 가지고 있는 보유량 공개하고. 투명하게 하는 것. 하지만 북한이 사전에 내놓을 것 아니다. 문 대통령은 미국이 태클 걸지 않으면 당장이라도 평양에 가고 싶을 것이다. 평양으로 가는 길은 먼 것이 아니라 잠시 뒤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에 특사 파견하는 것을 통해 남한은 이산가족 상봉 카드 받고, 당분간 한시적으로 미사일 발사와 실험을 멈추는 정도로 예상한다. 북한은 미국으로부터 경제적인 것을 얻을 수 있고. 평화협정 맺으면 주한미군 철수까지 (북한의)계획 안에 있을 것이다.
-중국 언론에서 남북정상회담의 성과로 '쌍중단'을 언급하는데. 한미연합군사훈련, 대북제재 등을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 중단과 바꾸는 것이 가능한가.
▲ 현실적으로 그럴 가능성 없다. 신년사에서 김정은이 "미국으로부터 핵 공격을 막아 주겠으니 우리가 미국에서 벗어나서 민족끼리 공명을 이뤄내자"고 했다. 남북정상회담 앞두고 협상 테이블에 비핵화 꺼내는 순간, 테이블을 박차고 나갈 가능성이 99%라고 본다.
-트럼프 행정부가 최대강도의 압박을 언급하고 있다.
▲ 코피전략이 아닐까 생각한다. 해상공세는 공격의 전초단계, 궁극적으로는 공중폭격, 특수부대 활용 등 외과적 타격수술을 할 수 있다. 미국이 코피전략을 실시한다면 이번 연도에 할 것으로 생각한다. 트럼프도 올해말 있는 중간선거를 위해 국면타개용으로 사용할 수 있다.
-북한 경제난이 최악이라고 한다.
▲실질적으로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대북 수출액과 북한 시장 상황 등을 간접적으로 들어봐도 시장물가는 고공행진 중이다. 공장 가동률이 지난 1월에 10%대로 떨어졌다. 기름과 전력이 문제다. 유엔 제재 컸고, 중국이 가담한 것이 효과를 봤다. 이렇게 되면 북한이 미사일 등 무기도 못 만들 수 있다.
올해 9.9절이 북한정권 수립 70주년이다. 그 때까지 내부경제를 개선 못 한다면, 북한 주민들은 70주년이라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것이 아닌, 사회주의의 거대한 꿈이 단지 상투적인 선전이라는 것에 대해 명백히 각인하게 될 것이다. 9.9절 명절을 해결하면 김정은 정권 후 삶이 달라졌다는 메시지를 줄 수 있다.
-23일 이방카가 한국에 온다.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우호적인 분위기가 조성될 것으로 보는지.
▲정상회담은 환상이 아니다. 우리 정부가 스스로 인정했지만 회담에서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알 수 없다. 북한을 넘어설 수 있다는 자신감은 근거 없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 측은 '필사즉생'으로 하지만 우리 측은 그럴 수 없다. 국제사회와 같이 연합을 해서 국제적 흐름에 함께 하는 것이 더 좋아 보인다.
[영상=오채윤 기자 (chae@newspim.com)]
[뉴스핌 Newspim] 정리=장동진 기자 (jangd8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