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청년, 전시관서 셀카 찍다 손가락 잘라 훔쳐가
[뉴스핌=백진규 기자] 미국에서 전시 중인 중국 병마용(兵馬俑) 손가락이 잘려 도난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중국 인터넷에는 네티즌들의 분노가 들끓고 있으며 중국측은 범인에 대한 강력 처벌과 배상을 요구하고 나섰다.
18일 베이징칭녠바오(北京青年報)는 지난해 12월 21일 미국 필라델피아주 프랭클린 인스티튜트 박물관에서 특별 전시중이던 병마용의 왼손 엄지손가락이 잘려나갔다고 보도했다. 박물관에서 열린 ‘어글리 스웨터 파티’에 참석한 24세 미국 청년 마이클 로하나가 병마용과 셀카를 찍으며 엄지손가락을 부러뜨려 가져간 것.
유물 손괴 및 도난 사건 발생후 박물관측은 즉각 연방수사국(FBI)에 수사를 의뢰했고, CCTV기록과 지문을 통해 범인을 찾아냈다. 병마용 엄지손가락은 로하나의 자택의 책상 서랍에서 발견됐다.
도난 전 정상 전시중인 사진(왼쪽)과 엄지손가락이 잘려나간 병마용(오른쪽) <사진=베이징청년보> |
중국 산시성 문물교류센터(文物交流中心)는 지금까지 40여년간 모두 60개 국가에서 260여차례 해외 전시를 진행했으나, 문화재가 훼손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유감을 표시했다.
문물교류센터 관계자는 베이징칭녠바오와의 인터뷰에서 “소식을 듣고 프랭클린 인스티튜트 박물관과 연락해 사실을 확인했으며, 사건 정황을 곧바로 알리지 않은데 대해 유감을 표시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병마용은 중국의 국보로, 문화재의 역사 미술적 가치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다”며 “미국 박물관에 배상 책임을 물을 것이며 관련자 처벌을 요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물교류센터는 “병마용 전시 일정은 올해 3월까지이며 원래 계약된 대로 전시를 진행할 것”이라며 “미국 박물관에 원만한 행사 진행과 사건 재발 방지를 요구했다”고 덧붙였다.
병마용 손가락 절도 사건이 전해지면서, 중국 언론과 네티즌들도 충격에 휩싸였다. 주요 중국 언론들은 ‘가슴이 아프다. 병마용 손가락이 잘렸다’, ‘병마용 엄지 도난, 배상 요구 진행 중’ 등의 제목으로 사건을 보도했다.
네티즌들은 “절대 그냥 넘어갈 수 없다, 대가를 치르게 해라”, “국보를 훔쳐가다니? 무엇으로 배상할 수 있겠나” 등의 글을 올리며 분노를 표시했다.
병마용은 세계 8대 불가사의이자 중국을 대표하는 AAAA급 역사문화재로 꼽힌다. 1974년 한 농민이 우물을 파다가 우연히 발견했다.
[뉴스핌 Newspim] 백진규 기자 (bjgchin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