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테더 관련 의혹 확산...전세계 동반 폭락
[뉴스핌=강필성 기자] 가상화폐 가격이 폭락세다. 대장주로 꼽히는 비트코인을 필두로 대부분의 가상화폐가 일제히 하락하고 있다. 특히 비트코인이 심리적 지지선으로 불리던 1000만원선마저 무너졌다. '바닥 밑에 지하실'이란 말처럼 끝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국내 가상화폐 가격이 해외 가상화폐 거래가 보다 높게 형성되던 '김치 프리미엄'은 이제 반대로 ‘역(逆) 김치 프리미엄’으로 바뀌었다.
2일 가상화폐 시장에 따르면 국내 거래되는 대부분의 가상화폐는 전일 대비 두자릿수 하락을 이어가고 있다.
거래소별로 소폭 차이가 있지만 비트코인(BTC)은 전일 대비 18~19% 하락한 920만원 선에서 거래됐다. 이더리움(ETH)은 전일 대비 21% 하락한 100만원 선에서 시가를 형성 중이다. 특히 리플(XRP)는 전일 대비 27% 하락한 900원 수준.
이 외에도 대시(DASH), 라이트코인(LTC), 비트코인캐시(BCH) 등 시가총액 상위권의 가상화폐들도 일제히 20%대 급락세다.
서울 중구 빗썸 광화문 센터 <사진=이형석 기자 leehs@> |
특히 가상화폐를 장기 보유했던 투자자들은 패닉 상황이다. 지난 1월 7일 기준 2500만원대에 거래됐던 비트코인은 900만원대로 추락했고, 비슷한 시기 4400원에 거래됐던 리플은 현재 900원으로 떨어졌다.
이쯤 되자 투자자들은 “바닥이 보이지 않는다”며 보유 가상화폐를 속속 던지고 있다. 매물이 매물을 부르는 것. 불과 하루 전까지 3~5% 대로 형성됐던 김치 프리미엄은 현재 -2~-3%대로 역전됐다.
이번 폭락에는 가상화폐 시장에 대한 불신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일종의 기축통화 역할을 했던 가상화폐 테더(USDT)와 세계 최대 가상화폐 비트파이넥스가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로부터 각종 의혹에 대한 조사를 받았다.
테더는 국내 거래소에서 거의 거래되지 않는 코인이지만 해외에서는 가상화폐 가치의 척도이면서 가상화폐간 거래(P2P)의 핵심으로 꼽혀왔다.
의혹의 핵심은 비트파이넥스와 테더가 가상화폐 가격을 인위적으로 끌어올리는 등 시가조작을 했다는 것. 테더는 미국의 1달러와 가격을 연동시킨 가상화폐다. 때문에 테더를 발행할 때마다 개발사는 같은 규모의 달러를 예치해두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렇지만 지난 1월 한달 동안 약 8억5000만 코인을 새로 발행하자 의혹이 커졌다.
심지어 테더는 그간 테더를 지원해온 은행과 관계를 끊고 회계감사인 프리드먼과도 계약을 해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가상화폐 업계에서는 당분간 회복이 쉽지 않으리라는 비관론도 고개를 들고 있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