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질가치 변화없지만 시장 기대 넘어선 수준"
"주주친화, 수급에 긍정적..삼성電 쏠림 심화 우려도"
[뉴스핌=증권부] 삼성전자가 31일 '50대1' 수준의 파격적인 액면분할을 결정한데 대해 증권가는 대체로 삼성전자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액면분할이 기업의 본질 가치에 변화를 주는 건 아니지만 주당 가격을 낮춰 투자 접근성을 높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일각에선 "단기 영향에 그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삼성전자 최근 3개월 주가 추이 <자료=네이버> |
이베스트 윤지호 리서치본부장 "이론적으로 보면 재무적으로 아무 변화가 없는 요소지만 '고가주'라는 삼성전자의 특수성, 시장이 주주친화정책을 기대했던 점에서 봤을때 삼성전자와 주식시장 전체에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시장의 기대는 10대1 수준 정도였는데 50대1이라는 파격적인 수준이 나왔다"면서 "최근 비중을 줄이고 있는 기관투자자들이 이를 보류하거나 다시 비중을 늘리는 분위기가 형성될 수도 있다"고 했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도 "고가주가 액분을 한 것이니 접근성이 좋아졌다. 수급적인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론적인 내용으로는 펀더멘털에 대한 변화가 없으니 액분 전후가 같아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보면 투자접근 가능성이 높아져서 수급측면에서 좋다"고 설명했다. 이어 "싸보인다는 착시효과도 생길테고, 기존에 고가주라서 못사던 개인들도 있을테니 여러모로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
구용욱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장도 "개인들의 경우는 주식을 살때 주당 단가가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친다. 일단 개인들의 접근성이 높아지면서 유동성이나 심리적 측면에서 긍정적인 영향 줄 것"이라고 말했다.
홍춘욱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도 "액면분할은 삼성전자 투자자들 대부분이 기대해왔던 것"이라며 "주주주들의 소통을 강화하고 주주들의 이익 향상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시그널로 해석이 가능하다"고 평가했다. 이어 "굉장히 긍정적이다. '앞으로 우리는 바뀔거에요'라는 시그널을 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다만 "주가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은 어닝(실적)에 이어 배당서프라이즈가 나와야 지속가능하다"는 말도 덧붙였다.
삼성전자에 대한 쏠림 현상이 심화될 수 있다는 견해도 나왔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예상됐던 부분이 아니어서 삼성전자 주가에는 긍정적 이벤트"라면서도 "다만 현재 시점에서 이런 흐름들이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는 다소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삼성전자 쏠림현상으로 다른 종목들 소외될 수 있기 때문에 주가 및 전체 지수는 오르겠지만 종목별 차별화는 이뤄지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액면분할의 영향은 단기적으로 그칠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그리 길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 센터장은 "우리 시장 참여자들이 액면분할에 대한 경험이 지난 1999년부터 많이 쌓였다"면서 "처음에는 액면분할 후 주가가 오르기도 했지만 경험이 쌓이며 기업 본질 가치를 바꾸는 것은 아니라는 것 역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연초부터 반도체 가격이 계속 떨어지고 있어 '펀더멘탈 약화'라는 기본 상황이 해결돼야 한다"면서 "주주환원정책을 밝혔는데 액면분할은 마지막 카드다. 삼성전자 주가 측면에서 봤을 때 펀더멘탈 약화가 더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일반 투자자 측면에서 액면분할은 주가 상승기에는 좋지만 주가 하락기에는 '일부를 팔자'라는 의사결정을 할 수도 있게 하기 때문에 오히려 하락을 부추길 수도 있다"고도 봤다.
[뉴스핌 Newspim] 김양섭 기자 (ssup825@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