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이 학생회장, 초등학교 때부터 사람들 신뢰주는 능력
20대 당협위원장 "나이 상관없이 진심 통해 표 얻는게 선거"
한국당 면접 마지막 30초 발언, 심사관들 움직여..
"기회 주면 이용하지 않고 증명해보이겠다"
"보수를 좀 더 세련되게 전파하고 싶다"
[뉴스핌=이지현 기자] 최연소 당협위원장, 엔터테인먼트업체 대표, 전국청년대표자연합 부대표. 올해 자유한국당 경기 김포시갑 당협위원장으로 임명된 박진호(만 27세, 사진)씨를 수식하는 단어들이다. 20대 청년의 이력서 치고는 이색적이다. 그래서 그를 직접 만나 ‘단도직입’적으로 물어봤다.
▲ 아직 20대다. 정치에 입문하기엔 빠르지 않은지.
한국산업기술대학교 3학년 재학 중 학생회장 선거에 나갔다. 인맥도 없고 학생회 활동 이력도 없이 그냥 나갔다. 하루는 학생식당 의자 위에 올라갔다. 밥값이 비싸다고 느껴 1000원이었던 공깃밥 가격을 500원으로 내리겠다고 공약했다. 내가 직접 느끼고 불편한 점을 짚어주니 박수를 보내더라. 그렇게 학생회장에 당선됐다. 사실 초·중·고 내내 학생회장을 했다. 작지만 4번의 선거를 치른 셈이다. 그러면서 내가 다른 사람들 앞에서 말하고 신뢰를 주는데 재능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사업을 하는 와중에도 언젠가는 꼭 정치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박진호 자유한국당 경기 김포시갑 당협위원장이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뉴스핌 본사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학선 기자 yooksa@ |
▲ 꿈이 정치인이었나.
그렇지는 않다. 원래는 체육대학을 준비했었는데 의도치 않게 공대에 갔다. 이후 아나운서 준비도 했었다. 그런데 잘 안 되더라. 그렇다고 성향상 직장생활은 어려울 것 같아 사업을 생각했다. 그때 홍철호 의원(자유한국당 경기 김포시을 국회의원)을 만났다. 홍 의원은 김포에서 양계장을 하다가 굽는 치킨을 처음 만들어 대중화한 분이다. 그분처럼 열심히 해서 사업으로 성공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학생회장을 하며 행사나 축제 기획을 했던 경험을 살려 엔터테인먼트 업체를 차렸다.
▲ 갑자기 자유한국당 당협위원장에 지원한 계기는.
대학 졸업 후 새누리당 중앙대학생위원회 위원장 등 중앙당 활동을 했었다. 홍철호 의원 선거 당시 유세차에서 연설도 몇 번 했다. 청년의 정치 활동을 좋게 봐 주시는 분들이 있더라. 그러던 중 홍 의원이 ‘조금 이른 감은 있지만 당을 위해 뛰어보는게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다. 사실 당협위원장은 생각도 못했다. 워낙 하고 싶어 하는 분들도 많고, 이 나이에 할 수 있는게 아니라고 생각했다. 고민하고 많이 생각하다가 용기 내 도전했다.
▲ 면접에서 어떤 점을 어필했나.
같이 면접 본 다른 지원자는 모두 정치 경험이 있는 50~60대였다. 압박면접이었다. 나이가 어린데 당을 잘 이끌 수 있겠느냐 하는 걱정이 많았던 것 같다. 그런데 나는 지원하는 순간부터 나이에 관계없이 누구보다 잘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포부를 많이 말했다. 마지막 30초 발언 때 “기회를 주면 이용하지 않고 증명해 보이겠다”고 했다. 하고 싶은 말은 다 하고 나왔다.
박진호 자유한국당 경기 김포시갑 당협위원장이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뉴스핌 본사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학선 기자 yooksa@ |
▲ 본격적인 정치 활동 어떻게.
아직 구체적인 정치 활동 계획은 없다. 보통 당협위원장은 차기 총선 주자가 한다고들 하시더라. 그런데 그건 내가 잘 해냈을 때의 얘기다. 나를 당협위원장으로 임명했을 때는 당이 내게 원하는 임무가 있을 거다. 그 임무를 잘 수행했을 때 또 다른 기회가 생기는 것이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열심히 해 능력을 인정받고 또 다른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때 가서 진중하게 생각하고 도전하겠다.
▲ 왜 자유한국당인가.
당이 추구하는 가치 때문이었다.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헌법의 가치 아래에서 수호하는게 맞다고 생각한다. 또 결승선을 같게 하기보다 출발선을 같게 해 자유로운 경쟁을 만드는 사회가 맞다고 봤다. 지금도 그 가치는 변하지 않았다. 물론 지난해 많은 분들이 보수에 실망했다는 것은 안다. 나를 비롯해 당내 청년들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일부 그런 사람들 때문에 보수의 가치가 변했다고 생각한 적은 없었다. 보수는 낡은 기득권이라고 생각하는 청년들에게 보수의 가치를 좀 더 세련되게 전파하고 싶다. 그 역할을 하기 위해 이 자리에 온 것 같다.
▲ 앞으로 목표는.
최우선 목표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승리하는 것이다. 자신 있다. 일일이 지역민들을 만나러 다니는 식의 유세는 하지 않을 예정이다. 진심은 통한다고 생각한다. 어떻게 하면 유권자들이 진심으로 믿어줄 수 있을지 체득한 방법이 있다. 이를 현실정치에도 접목시켜보고 싶다.
또 하나는 ‘청년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 이번에 내가 당에서 부여한 임무를 잘 해내지 못하면 앞으로 청년 정치인들에게 이런 기회가 또 오지 않을 수 있다. 그래서 책임감이 크다. 꼭 "그것 봐, 청년도 시켜보니 잘 하잖아"라는 말을 듣고 싶다. 그리고 나와 같은 청년 정치인들이 좀 더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청년은 무기가 아니다. 무얼 해달라고 요구하기보다 직접 해보고 느끼면서 실질적인 이야기를 해야 한다고 본다. 청년들이 더 적극적으로 현실 정치에 나와 도전했으면 좋겠다. 그걸 위해 나부터 열심히 하겠다.
[뉴스핌 Newspim] 이지현 기자 (jh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