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기술주가 하락 압박을 받은 가운데 블루칩과 대형주가 보합권에서 방향 없는 등락을 나타냈다.
기업 실적 호조가 이어졌지만 세계경제포럼(WEF)이 진행 중인 스위스 다보스에서 전해지는 소식들이 무역전쟁에 대한 경계감을 자극했다.
뉴욕증권거래소 트레이더 <사진=블룸버그> |
이와 함께 트럼프 팀의 약달러 선호 발언에 달러화가 3년래 최저치로 떨어지면서 투자 심리를 흔들었다.
24일(현지시각) 다우존스 지수가 41.31포인트(0.16%) 완만하게 오른 2만6252.12에 마감했고, S&P500 지수는 1.59포인트(0.06%) 내린 2837.54를 나타냈다. 나스닥 지수는 45.23포인트(0.61%) 떨어진 7415.06에 거래됐다.
이날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의 발언이 투자자들 사이에 뜨거운 감자로 부상했다. 장기적인 측면에서 달러화 강세가 미국 경제의 강한 펀더멘털을 반영하는 것이지만 약달러가 국제 무역에는 이롭다고 발언, 달러화를 큰 폭으로 끌어내린 것.
이날 장중 달러 인덱스가 1% 가량 하락, 2014년 말 이후 처음으로 90 아래로 밀렸다. 엔화와 유로화, 파운드화 등 주요 통화가 일제히 달러화에 대해 1% 선에서 상승했다.
이와 함께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보호주의 정책을 비판하는 등 무역정책을 둘러싼 전세계 리더들의 마찰 역시 주가 상승 발목을 붙잡았다는 분석이다.
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은 미국이 이미 무역전쟁 중이라고 발언, 트럼프 행정부의 최근 세이프가드 발동에 이어 긴장감을 자극했다.
B. 라일리 FBR의 아트 호간 전략가는 CNBC와 인터뷰에서 “세이프가드 발동에 이어 므누신 장관의 약달러 지지 발언과 로스 장관의 무역전쟁 발언이 주가 상승에 제동을 걸기에 충분했다”고 설명했다.
보야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더그 코트 전략가는 투자 보고서를 통해 “S&P500 지수가 연초 이후 6% 이상 뛰었다”라며 “아주 작은 악재도 주가 방향을 돌려 놓을 수 있다”며 “국제 무역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현재로서는 가장 커다란 리스크”라고 설명했다.
기업 실적을 호조를 지속하고 있다. 시장조사 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23일까지 4분기 실적을 발표한 S&P500 기업 가운데 77%가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이익을 달성했고, 80%가 기대치를 넘어선 매출액을 올렸다.
종목별로는 IT 섹터의 약세가 두드러졌다. 전날 나스닥 지수를 사상 최고치로 이끌었던 기술주가 가파르게 떨어지며 지수에 하락 압박을 가했다.
퀄컴이 EU의 12억달러 규모 벌금 부과 소식에 1% 이내로 하락했고, 애플은 올해 아이폰 판매가 둔화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1% 이상 내렸다.
텍사스 인스트루먼트는 시장 기대치에 부합한 실적을 내놓은 가운데 8% 이상 폭락했고, 전날 10% 선에서 급등했던 넷플릭스는 4% 이상 오름세를 지속했다.
경제 지표는 엇갈렸다. IHS마킷이 발표한 1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5.5를 기록해 3년래 최고치를 나타냈다.
반면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가 발표한 12월 기존주택 매매가 연율 기준으로 3.6% 줄어든 557만건을 기록, 시장 예상치인 570만건에 못 미쳤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