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미국계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가 6년 만에 처음으로 분기 손실을 냈다. 세제개편에 따른 일회성 비용과 미지근한 트레이딩 매출은 이 같은 결과로 이어졌다.
골드만삭스 <사진=블룸버그> |
골드만은 17일(현지시간) 지난해 4분기 순손실이 19억3000만 달러, 주당 5.51달러, 매출액이 78억3000만 달러라고 밝혔다. 세제개편으로 44억 달러의 일회성 비용이 발생했는데 이를 제외하면 골드만의 순이익은 금융시장 전망치 20억4000만 달러를 뛰어넘는 22억6000만 달러다.
다만 미국 대선으로 금융자산 거래가 급증했던 1년 전과 비교하면 4%가량 부진한 실적이다.
세제개편 여파 외에 부진한 트레이딩 실적도 4분기 순손실에 영향을 줬다. 골드만의 트레이딩 매출은 1년 전보다 34% 감소한 23억7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JP모건과 씨티 등 다른 미국의 대형은행도 비슷한 결과를 발표했다.
채권과 원자재, 외환을 거래하는 골드만의 이자율 트레이딩 부문은 매출이 전년 대비 50%나 급감하며 9년간 최악의 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JP모건과 씨티도 이 부문에서 각각 27%와 18%의 매출 감소를 밝힌 바 있다.
같은 날 실적을 발표한 뱅크오브아메리카(BOA)도 비슷한 그림을 보여줬다. BOA는 4분기 순이익이 23억7000만 달러, 주당 이익이 20센트라고 밝혔다. 세제 효과를 제외하면 BOA의 이익은 53억 달러, 주당 47센트로 증가하며 이는 금융시장 기대치를 웃돈다. 같은 기간 세금 항목을 제외한 매출은 214억 달러로 1년 전 199억9000만 달러보다 증가했다.
미국계 은행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추진한 세제개편으로 당장 일회성 비용이 발생하지만, 장기적으로 이것이 이익 증가에 우호적일 것으로 기대한다. 폴 도노프리오 BOA 수석재무책임자(CFO)는 이날 낮은 세율이 상당한 절약으로 이어질 뿐만 아니라 새로운 세제는 다른 나라에 대해 미국에 더 공평한 시장을 만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BOA의 트레이딩 부분도 4분기 실적에서는 약점이 됐다. 회계상 조정을 거친 트레이딩 매출은 1년 전보다 9% 감소한 26억6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이 은행의 자기자본수익률(ROE)은 4분기 7.8%로 3분기 8.1%보다 하락했다.
[뉴스핌 Newspim] 김민정 특파원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