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은 중국의 방대한 데이터 활용
중국은 구글의 최신 기술 획득
[뉴스핌=오영상 전문기자] 美 구글이 8년 만에 중국에서 ‘구글 맵’ 서비스를 재개했다고 15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중국 내에서 구글의 검색 서비스는 여전히 이용할 수 없는 상태지만, 구글은 최근 중국에 인공지능(AI) 연구거점을 개설하고 중국 IT기업에 대한 투자도 재개하는 등 중국 내 행보를 본격화하고 있다.
이에 대해 신문은 “거대한 중국시장의 방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개발을 가속화하려는 구글과, 최신 기술 획득과 대외 개방 자세를 피력하려는 중국의 의도가 일치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구글의 서비스 재개 소식이 전해진 직후 중국 인터넷 게시판에는 “구글이 8년 만에 돌아왔다”는 등의 환영 댓글이 이어졌다.
지난 2010년 중국 내 구글 검색 서비스 이용이 불가능해 진 이후 구글은 2017년 3월 스마트폰용 번역 앱 서비스를 제공했지만 이용자는 제한적이었다. 구글의 대표적인 서비스 중 하나인 구글 맵 재개는 중국으로의 본격 복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구글은 중국 전용 구글 맵 사이트를 개설하고 아이폰용 지도 앱 서비스도 시작했다. 지도 앱에서 네비게이션 기능을 켜면 알리바바 산하의 지도 정보 업체인 오토네비 앱으로 자동 연결된다.
중국의 구글 맵과 오토네비의 화면 디자인은 다르지만 일부 이용자들은 “제공되는 정보는 비슷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구글이 오토네비의 지도 정보를 이용해 중국 내 지도 서비스를 재개한 것으로 보인다.
구글이 중국에서 8년 만에 지도서비스를 재개하며 본격적인 중국 복귀를 알렸다.<사진=뉴시스> |
◆ 중국, 구글의 기술력 노린다....AI 개발 등
중국 당국이 지난해 6월 인터넷 안전법 시행을 근거로 인터넷 여론 통제를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구글의 맵 서비스가 재개된 이유가 궁금하기도 하다.
이와 관련해 중국의 한 IT기업 간부는 “견해 차이가 있는 검색이나 동영상 서비스는 일단 뒤로 미뤄두고, 양측 모두 관심이 있는 AI 개발에서 협력하기로 의견이 일치한 것 아니겠냐”고 지적했다.
중국 당국이 자율주행을 포함한 AI 개발에 힘을 쏟고 있는 가운데 구글의 기술력을 활용하고자 하는 의도가 엿보인다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협력은 구글에게도 이점이 있다. 정부 주도로 자율주행 등을 위한 대규모 실험을 실시하기 쉬운데다, 막대한 데이터를 모으기에도 유리한 중국과의 연계는 연구개발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구글은 지난해 12월 AI 연구개발 거점인 ‘구글 AI 중국 센터’ 개설을 발표했다. 중국 언론에 따르면 이미 300명 이상이 근무할 수 있는 사무실을 베이징에 마련했다고 한다. 조만간 기초연구부터 시작해 앞으로는 자율주행 분야에도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지난 5일에는 중국 내 약 9000만명의 회원을 보유한 모바일게임 인터넷 중계회사에 출자도 했다. 구글이 중국 IT기업에 투자한 것은 지난 2015년 이후 3년 만의 일이다.
미국 기업들에게 거대한 중국 시장은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존재이다. 애플이나 아마존은 중국 정부의 의향에 맞춰 빅데이터를 축적하는 데이터센터 운영을 중국기업에 위탁하는 등 인터넷 안전법에 발 빠르게 대응했다.
구글 역시 이러한 흐름에 편승할 수밖에 없다.
[뉴스핌Newspim] 오영상 전문기자 (goldendo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