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전남을 포함한 지방 분양시장 청약률 뚝
대형호재 없이 투자자 유인 한계..미분양 증가
[뉴스핌=이동훈 기자] 부산과 전남을 중심으로 지방 분양시장이 차갑게 얼어붙고 있다. 이들 지역에서 연초 분양에 나선 단지들이 잇달아 청약 미달사태가 발생했다.
12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이달 부산과 전남, 전북에서 분양에 나선 단지들이 청약 1순위에서 대거 미달했다. 특히 상대적으로 투자 열기가 높았던 부산에서도 흥행을 이끄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부산 해운대에 짓는 ‘센텀 천일 스카이원’은 지난 10일 청약 1순위(해당지역)에서 6개 주택형 중 3개 주택형에서 청약 미달했다. 208가구 모집에 27가구가 남았다. 다음날 기타지역 거주자를 대상으로 청약을 받아 1가구가 청약 미달됐다. 나머지는 12일 2순위 청약을 받는다.
전라도 분양시장은 상황이 더 나쁘다. 전라북도 부안군에서 분양한 ‘부안 라온 프라이빗’은 청약 1순위에서 570가구 분양에 227가구가 미달했다. 2순위 청약을 추가로 받아 108가구가 잔여 물량을 남았다.
서울과 달리 지방의 분양시장은 찬바람이 불고 있다. 올해 분양한 단지들은 대부분 청약 미달됐다.<사진=이동훈기자> |
강진군에 짓는 ‘강진 코아루 블루핀’은 194가구 분양에 청약자는 7명에 그쳤다. 청약 1·2순위 접수를 끝낸 상황에서 전체 가구의 96%가 미분양으로 남았다. ‘목포 용해동 광신프로그레스’은 411가구 중 1순위에서 18가구가 미달됐다.
이달 분양한 충남 당진 ‘중흥S-클래스 파크힐’와 경기도 ‘연천 전곡 코아루 더클래스’, 남양주 별내지구 ‘우미린2차’도 분양시장에서 인기를 끌지 못했다.
정부가 청약과 대출 규제에 잇달아 나서자 분양시장에도 투자심리가 가라앉았다. 상승곡선을 그리던 부산 집값도 하락 반전했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부산 주택 매매가격이 전달보다 0.03% 내렸다. 부산 주택 가격이 월 단위로 하락세를 보인 것은 지난 2013년 8월 이후 52개월 만이다.
전국 미분양 주택은 3개월 연속 증가하고 있다. 작년 11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5만6647가구로 전월 대비 940가구(1.7%) 늘었다. 미분양 주택은 지난 6월 5만7108가구에서 7월 5만4000가구대, 8월 5만3000가구대로 줄었지만 9월부터는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분양 주택이 늘어나자 실수요자들도 청약통장 사용을 조심스러워하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많다. 서울과 지방간 지역별 양극화가 갈수록 심화했다. 투자자들이 지방 주택시장에선 빠르게 발을 빼고 있는 것. 기준금리 인상으로 대출금리가 점차 인상되고 있고 집값 상승에 관한 불투명성도 강해 관망세가 늘어날 수밖에 없어서다.
리얼인베스트먼트 최준서 부사장은 “최근 부동산 시장은 재건축과 대형 교통개발 호재가 있는 지역이 아니고선 가격 상승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투자수요가 부족한 지방은 이러한 경향이 더욱 짙어졌고 그동안 상승분이 많았다는 인식도 있어 침체기가 장기화할 공산도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동훈 기자 (leed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