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국채선물 듀레이션 줄어드는 것 관심"
[뉴스핌=허정인 기자] 한국거래소가 5년 국채선물 시장 활성화 방안을 마련 중이다. 하지만 시장참가자들은 시큰둥하다. 거래소의 기대와 다르게 유동성이 확보되지 않을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서울 을지로 KEB하나은행 딜링룸 /이형석 기자 leehs@ |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최근 채권시장 참가자를 대상으로 5년 국채선물 활성화에 대한 의견을 취합하는 중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증권사 쪽에서 5년선물 활성화에 대한 얘기가 나왔고, 이에 대해 시장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며 “5년선물 수요가 3년선물로 옮겨갔기 때문에 (3년선물의)바스켓 채권을 교체해 듀레이션을 차별화하는 것이 어떻겠냐는 얘기가 나왔다”고 전했다.
국채선물은 주로 현물금리 변동에 대한 헤지수단, 또는 차익 거래수단으로 사용된다. 향후 금리가 상승(가격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면 현물을 계속 보유하면서 비슷한 만기의 국채선물을 매도하는 식이다.
우리나라 채권시장에는 3년, 5년, 10년 국채선물이 상장돼 있다. 다만 5년 선물은 유동성 부족으로 지난 2007년 4월을 마지막으로 거래가 끊겼다. 이와 비교하면 8일 기준 3년 선물의 거래량은 7만8478계약, 10년 선물은 3만5587계약으로 매매가 활발하다.
이 상황에서 거래소가 5년 선물 활성화 방안을 화두로 던진 것. 방법은 3년 선물의 바스켓 채권을 교체해 듀레이션에 차별화를 두는 것이다. 현재 3년 선물의 바스켓 채권은 3년물 2종목, 5년물 1종목으로, 듀레이션을 2.7년으로 맞췄다. 이를 모두 3년물로 교체하면 듀레이션이 2.4년으로 줄어들어 5년 선물과 차별화가 생긴다는 게 거래소의 의견이다. 5년 선물 듀레이션은 4.7년이다.
채권시장 참여자들은 3년 선물의 듀레이션이 짧아지면 시장의 수요는 더욱 증가할 것이라면서도 5년 선물이 활성화될 지는 미지수라고 전한다.
증권사 채권운용역은 “바스켓채권이 3년물로만 구성되면 헤지력이 강화될 수 있고, 단기 시장참여자들도 일부 3년 선물로 헤지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3년선물 거래는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본다”면서도 “다만 5년 선물을 활성화하려면 결국 PD사의 협조가 있어야 하는데 50년물 국고채 발행처럼 일시적 이벤트로 끝날 수 있다”고 말했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2016년 9월에 장기투자기관의 수요를 반영해 50년물 국고채를 발행했다. 이어 지난해 2월에도 추가발행 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생각보다 시장의 수요가 적고, PD사의 부담만 커진다는 여론에 부딪혀 계획을 접어야 했다.
다른 증권사 채권운용역은 “5년 현물의 경우 3년 선물과 10년 선물 조정, 대차거래, 스왑 등 헤지 툴이 정착돼있다”며 “5년선물이 생긴다면 차익거래 스킴이 바뀔 순 있지만 굳이 포트폴리오를 조정해가면서 유동성이 불확실한 5년 선물 매매에 시장이 뛰어들진 의문”이라고 말했다.
운용사 채권딜러는 "일부 기관에서 5년 선물을 반긴다는 얘기도 나오지만 꼭 시장에 5년 선물이 생겨야 한다는 정도의 수요는 아니다"며 "다만 5년 선물에 유동성이 생기면 3년과 10년 선물 시장에서 가격을 주도하는 외인의 물량 공세는 분산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허정인 기자 (jeong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