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컬처톡] '베어더뮤지컬', 자극적 장면 속 벌거벗겨낸 진실의 민낯

기사입력 : 2018년01월10일 12:30

최종수정 : 2018년01월11일 08:15

[뉴스핌=양진영 기자] '베어더뮤지컬'이 가장 극한 상황에 놓인 성 정체성의 위기를 그려낸다. 유쾌한 10대들의 일상에서 벌어지는 충격적인 사건들 속 묵직한 메시지가 여운을 남긴다.

오는 2월 25일까지 삼성동 백암아트홀에서 '베어더뮤지컬'이 공연 중이다. '벌거벗은'이라는 의미의 'Bare'를 갖다 붙인 것처럼, 이 뮤지컬은 성 정체성의 문제를, 성소수자를 바라보는 우리의 고정관념을 한꺼풀 벗겨낸다. 여느 성 소수자의 문제를 다룬 작품들과는 또 다른 결의 충격과 깨달음을 안긴다.

◆ 정휘·임준혁의 미친 케미스트리…실력파 배우들이 주는 안정감

오프닝부터 자신의 성 정체성으로 홀로 고민하다 혼란에 빠진 피터(정휘)가 제이슨(임준혁)을 만난 순간, 바로 그때부터 객석은 당황한다. 수위 높은 스킨십과 동성 키스신, 애정신이 이어지는 동안 저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를 띠고 있다면 그건 배우들의 미친 케미 덕이라 봐도 무방하다.

정휘는 섬세한 감성의 고등학생 피터에게 깊이 몰입해 자연스러운 연기를 선보인다. 교내 킹카 제이슨 역의 임준혁 역시 탄탄한 연기와 보컬 기량을 갖춰, 객석은 그의 매력에 순식간에 빠져든다. 단 몇 분 안에 두 사람이 사랑에 빠진 것이 이해가 될 정도로 두 배우는 찰떡 호흡을 과시한다. 첫 출연임을 감안할 때 거의 모든 장면에서 둘은 완벽에 가까웠다. 모든 신에서 넘버가 대사와 유려하게 이어지는 와중에도 단 한치의 실수 없이 소화하고 훌륭한 전달력을 과시한다.

아이비 역의 허혜진은 제이슨과 파격적인 베드신(?) 전후로 변하는 감정을 세심하게 표현해낸다. 유쾌한 에너지가 넘치는 학생들로 분한 앙상블 역시 수준급 연기로 극에 안정감을 불어넣는다. 샨텔 수녀 역의 정영아도 '단지 사랑일 뿐, 세상에 쓰레기는 없다'라는 중요한 메시지를 전하는 주요 넘버에서 관록과 노련함으로 무게감 있게 중심을 잡는다.

◆ 충격적 소재와 사건, 대사의 연속…어쩌면 위험한 '양날의 검'

다만 '베어더뮤지컬'의 첫인상은 물론 관람 후 가장 기억에 남는 것조차 충격적인 사건과 장면의 연속이다. 수위가 센 동성 스킨십 장면은 역시나 호불호가 갈릴 수밖에 없다. 반드시 필요한 장면임을 고려하더라도 지나치게 반복된다. 가장 안타까운 것은 불필요하게 자극적인 단어들이 모든 대사와 넘버에 연속적으로 등장한다는 점. '호모새끼'나 '더럽다'는 대사와 가사, 침을 뱉는 설정 등 난무하는 혐오 표현이 이 뮤지컬의 메시지를 뚜렷하게 하는 데 과연 도움만 되는지가 의문이다. 

거의 막장극에 버금가는 사건 구성과 전개도 받아들이기 힘겹다. 성소수자라 불리는 이들이 벼랑 끝에 몰렸을 때를 설정했다 해도, 미성년자인 인물들의 성생활과 임신, 미혼모 설정은 가볍게 보고 즐기기엔 무리가 따른다. 그럼에도 소수자들에게 한없이 자극적이고 잔인한 극중의 모든 요소가 현실과 그리 다르지 않다는 점이 뼈아프게 와 닿는다. 이것이 '베어더뮤지컬'이 벌거벗겨내려는 진실과, 진심의 민낯이 아닐까. 오는 2월25일까지 백암아트홀에서 공연.

[뉴스핌 Newspim] 양진영 기자 (jyyang@newspim.com) 사진=오픈리뷰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돌연 취소된 '2+2 통상협상' 왜? [세종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25일(현지 시각) 미국 현지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한미 2+2 재무·통상 협의'가 돌연 취소된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미국 측이 한국 대표단에 '양해'의 뜻을 여러 차례 표명했다는 것이 우리 정부의 설명이지만, 외교상 결례에도 불구하고 협의를 미뤄야 했던 배경에는 한국 협상단을 길들이겠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영종도=뉴스핌] 김학선 기자 = 미국 측 요청으로 한미 2+2 통상 협의가 연기된 24일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 출국 직전 취소 소식을 듣고 인천공항 2터미널을 나서고 있다. 2025.07.24 yooksa@newspim.com 24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구윤철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이날 오전 9시경 이메일로 미국 측으로부터 협의 취소를 통보 받았다. 이날 오전 구 부총리는 협의를 위해 미국으로 출발할 예정이었다. 당시 인천공항 대기실에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기재부는 이 같은 사실을 오전 9시 30분께 언론에 공개했고, 구 부총리는 정부 관계자들과 함께 오전 9시 50분께 공항을 빠져나갔다. 이날 회의가 취소가 된 배경에 대해 기재부 측은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의 긴급한 일정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긴급한 일정'에 대한 설명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 측이 이메일을 통해 여러 차례에 걸쳐 사과 의사를 밝혔지만, 협상 관련 구체적 일정은 확정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의 미국과의 협상은 예정대로 진행된다. 김 장관은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장관 등을, 여 본부장은 제이미스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각각 만난다. 하지만 양국 경제·통상 수장이 구체적 이유 없이 협의를 돌연 취소한 배경으로 한미간 협상이 난항을 겪은 것 아니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지난 20일 미국으로 출국한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오후 귀국할 예정이지만, 고위급 협상에 진전이 없었던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한국 정부는 1000억달러(약137조원) 규모의 미국 현지 투자 계획을 미국 정부에 제안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보다 먼저 관세협상을 타결한 일본 사례를 참고해 짠 전략으로 풀이된다. 일본은 5500억달러(약 757조원) 규모의 투자 펀드를 약속하고 미국과의 상호관세 15%부과에 합의했다. [영종도=뉴스핌] 김학선 기자 = 미국 측 요청으로 한미 2+2 통상 협의가 연기된 24일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출국 직전 취소 소식을 듣고 인천공항 2터미널을 나서고 있다. 2025.07.24 yooksa@newspim.com 다만 한국 정부가 제시할 투자 규모에 미국 정부가 만족할지 여부는 미지수다. 댄 스커비노 백악관 부비서실장이 최근 소셜미디어(SNS) 엑스(옛 트위터)에 공개한 일본 대표단과의 협상 사진을 살펴보면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대미 투자액을 상향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투자액이 나온다. 애초 일본이 제시한 투자액 4000억달러는 펜으로 그어져 있고, 그 위에 5000억달러라는 숫자가 써 있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일본의 대미국 투자액은 5500억달러라고 공개했다. 협상액보다 500억 달러가 높아진 셈이다. 촉박한 협상 일정을 무기 삼아 미국이 비관세 영역도 손보려는 의도가 아니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2025년 미국 무역대표부의 비관세 장벽 보고서(NTE)에서도 한국의 방산·통신·원전 분야를 지적했다. 박기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방산과 통신은 미국 기업의 진입 장벽이라는 측면에서 구조 개선에 대한 압력을 가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wideopen@newspim.com 2025-07-24 18:42
사진
특검, 한덕수 자택·총리공관 압수수색" [세종=뉴스핌] 양가희 기자 = 내란특검팀이 24일 국무총리 서울공관에 대한 압수수색에 들어갔다. 국무총리실은 이날 문자 공지를 통해 특검팀의 수사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특검은 이날 한덕수 전 총리 자택 압수수색에도 나섰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 마련된 내란 특검 사무실에서 조사를 마치고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2025.07.02 leehs@newspim.com 한 전 총리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계획을 알고도 이를 묵인 또는 방조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검은 압수물 분석을 마치는 대로 한 전 총리 등을 다시 조사한 뒤 구속영장 청구 여부 등을 검토할 전망인 것으로 알려졌다. sheep@newspim.com 2025-07-24 13:54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