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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김세혁 기자] 대부분 에틸알코올과 물로 구성된 술. 사람들이 즐겨 마시는 술은 과연 에탄올처럼 살균능력을 갖고 있을까. 애주가들이라면 한 번쯤 품었을 이 궁금증을 풀기 위해 실험에 나선 사람들이 있다. 해외 과학매체 사이언스얼럿은 지난해 12월25일 기사를 통해 흥미로운 상상에 대한 답을 내놓았다.
■항균작용 확인된 레드와인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술은 살균능력을 가지고 있다. 사이언스얼럿에 따르면 와인, 특히 레드와인은 예로부터 살균효과가 있어 비상시에 소독용으로 사용됐다. 실제로 3세기 로마 장군은 전장에 전염병이 도는 것을 막기 위해 병사들에게 붉은와인을 마시도록 했다.
1988년, 한 연구기관은 와인을 비롯한 다양한 술 및 음료의 살균작용을 조사한 바 있다. 와인과 탄산음료, 맥주, 탈지분유, 물에 살모넬라균과 이질균, 대장균을 섞고 2일 뒤 관찰한 결과 레드와인에 넣은 세균 수가 눈에 띄게 줄었다. 맥주와 탄산음료에서도 살균 효과가 나타났으나 레드와인만큼은 아니었다.
■알코올 도수 높을 수록 항균작용도 UP?
사이언스얼럿에 따르면, 알코올 도수가 높으면 확실히 살균력도 강해진다. 보통 사람의 손을 살균할 때 사용하는 에탄올의 알코올 도수는 60~80%인데 술 역시 이 정도 도수에 달하면 살균제로 사용할 수 있다.
이를 확인하기 좋은 것이 알코올을 이용한 구강균 실험이다. 사이언스얼럿에 따르면 알코올 도수(%)가 40 미만이 되면 확실히 구강균 살균효과가 떨어지기 시작한다. 맥주 등 알코올 도수 10% 이하의 술은 구강균 살균효과가 아예 관찰되지 않았다.
술에 노출되는 시간도 중요하다. 예컨대 40도 정도가 되는 보드카 같은 독주가 아무리 살균력을 갖고 있다고 해도 소독할 부위에 단 1~2분 노출해서는 그 효과가 떨어지기 마련이다.
■살균효과 좋지만 위에는 큰 부담
사이언스얼럿은 술의 살균효과와 위 부담에 대한 실험내용도 소개했다. 47명의 건강한 피실험자를 대상으로 도수가 서로 다른 술(4%, 10%, 40%)과 식염수에 대한 위장 반응을 알아보는 실험이었다.
우선 분무장치를 설치한 위내시경을 통해 피실험자들의 위 하부에 직접 술과 식염수를 분무했다. 그 결과, 도수가 높은 술일수록 위가 받는 부담이 컸다. 일부 피실험자에게서는 출혈을 동반한 부분침식이 관찰됐다. 참고로 소장에서는 이 같은 반응이 나타나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사이언스얼럿은 알코올이 포함된 술이 살균효과를 분명 갖고 있지만 과음할 경우 위장에 탈이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세혁 기자 (starzoob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