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츠로셀, 화재후 8개월째 거래정지...실적 타격
삼륭물산, 종속회사 화재에 일부 사업 중단
한국주철관, 화재로 생산중단...매출 10% 영향
[뉴스핌=김민경 기자] 최근 재난사고에 대한 관심이 급증한 가운데 화재로 공장이나 사업장 가동이 중단되는 경우 주주들의 피해가 극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적 감소가 불가피해 주가 회복까지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것은 물론, 주식거래가 정지돼 주주들의 돈이 유동성을 잃고 장기간 묶여 있기도 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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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장사 가운데 화재로 인한 피해는 비츠로셀이 눈에 띈다. 비츠로셀은 지난 4월 충남 예산 공장에 난 화재로 생산라인의 95.4%가 전소했다. 이로 인해 주요 제품의 생산이 중단됐고 재개 시점까지 한국거래소는 주권매매거래를 정지했다. 생산중단 분야의 매출액은 886억원으로 전체 매출액 대비 97.4% 규모다.
생산라인이 마비되자 영업에도 차질이 생겼다. 비츠로셀은 임시공장을 가동하고 주가 폭락을 막기 위해 한국거래소에 거래정지를 요청했다. 금요일 밤 화재가 발생하고 주말동안 이뤄진 일이다. 거래소 규정상 생산설비의 상당 부분 이상이 손실돼 주된 영업이 불가하면 거래 정지가 가능하다. 현재 비츠로셀의 주가는 지난 4월21일 종가인 1만4500원에 머물러 있는 상태다.
비츠로셀은 올해 상반기(2016년7월~2017년6월) 매출액 1054억, 영업이익 180억을 기록했다. 당초 신한투자증권은 비츠로셀에 대해 올해 상반기 매출액 1332억원, 영업이익 249억원을 전망했으나 이번 화재를 겪으면서 컨센서스를 크게 밑돈 것으로 풀이된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화재로 전소된 신규공장 및 신규설비 제작으로 내년까지 662억900만원의 비용이 투입된다. 비트로셀은 지난 10월 화재 보험금으로 433억5000만원을 수령했다. 손실분을 채우기엔 턱없이 모자란 금액이다.
비츠로셀 관계자는 "당진공장이 가동되면 연간 3000억원의 물량을 소화할 수 있다"며 "10년간 흑자를 낸 기업이라 손실은 금방 메울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8개월째 돈이 묶인 주주들은 아우성이다. "위험분산 중요성도 모르냐, 언제쯤 거래 재개되냐"며 기다리기 지친다는 성토부터 상장폐지 위기설까지 쏟아지기도 했다.
삼륭물산의 경우 종속회사 생산라인에 화재가 나 일부 사업을 접었다. 지난 4월 삼륭물산은 종속회사인 에스알테크노팩주식회사의 FP사업부가 생산라인 화재로 인해 사업을 중단한다고 공시했다. FP사업부는 햇반 뚜껑과 같은 비닐 포장재를 생산하며 삼룡물산 연결 매출액의 11.42%(116억원)을 차지하던 곳이다.
삼륭물산 관계자는 "FP사업부 생산라인이 전소돼 핵심사업 역량 집중을 위해 영업을 중단했다"고 설명했다.
사업 축소는 실적 감소로 이어졌다.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삼륭물산은 올해 상반기 476억원의 매출액과 3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 매출 509억원, 영업이익 70억원에 비하면 각각 6.5%, 45.7% 감소한 수치다.
공시일인 지난 4월 28일 5770원을 기록한 주가는 계속 하락세를 보이다 지난 10월 3900원까지 떨어졌다. 이후 가정간편식 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감에 소폭 반등, 이달 27일 기준 5090원을 기록중이다.
한국주철관공업은 지난 24일 378억941만원 상당의 부산공장 수도용 주철관 에폭시 분체도장 라인이 전소됐다고 지난 26일 공시했다. 생산중단 규모는 지난해 기준 전체 매출액의 9.76%(378억원) 가량이다.
한국주철관공업 관계자는 "합동조사반을 통해 화재원인을 파악중"이라며 "협의체를 구성해 최단 시일 내 복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현재 손해사정인을 선정해 정확한 피해 규모를 파악중이며 보험금이 산정되면 손실을 일부 완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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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이나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화재는 발생시 대형사고로 이어지기 때문에 피해 규모가 크다.
오정규 화재보험협회 팀장은 "공장은 연속공정으로 인해 구획이 매우 어렵다"며 "특히 하나의 공정으로 연결된 경우 화재 확산을 막아주는 방화구역을 만들기 어려워 작은 실수도 큰 사고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사고 발생시 진압이 어렵다는 점도 문제다. 오 팀장은 "공장 가동시 에너지원을 사용하고 원료물질 등 가연물이 도처에 많아 화재 위험이 크다"며 "특히 플래쉬오버(특정 공간 내 모든 가연물에 불이 붙는 온도)가 되면 진압이 어려워 대개 전소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김민경 기자 (cherishming1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