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로보틱스, 오일뱅크 상장으로 순환출자 고리 해소
[뉴스핌=심지혜 기자] 현대중공업이 1조2875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나선다. 최대주주인 현대로보틱스는 유상증자에 120%를 초과 청약, 책임경영의지를 보인다.
현대중공업은 26일 이사회를 열고 총 1조2875억원(1250만주)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하기로 결의했다.
신주배정기준일은 2018년 2월 1일이며 1주당 0.1766549089주씩 배정된다. 구주주 청약예정일은 같은해 3월 8~9일, 신주 상장예정일은 3월 27일이다.
현대중공업은 유상증자로 조달한 자금을 재무구조 개선 및 연구개발(R&D)에 투자할 예정이다. 유상증자에 성공할 경우 현대미포조선 등 조선3사는 순차입금을 모두 해소할 뿐만 아니라 5000억원 규모의 순현금을 보유하게 된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유상증자로 사실상 무차입 경영을 실현하게 됐다. 지난해부터 진행해온 경영개선계획이 마침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것"이라며 "경쟁사와는 차별된 재무안정성을 확보, 향후 수주전에서 경쟁 우위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중공업 최대주주인 현대로보틱스(27.84%)는 이번 유상증자에 120% 초과 청약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안정적인 지주사 체제를 확립하고 2019년부터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는 조선 업황회복을 준비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현대로보틱스는 재무건전성 강화와 순환출자고리해소 등을 위해 자회사 현대오일뱅크의 기업공개(IPO)를 결정했다. 현대로보틱스는 현대오일뱅크의 최대주주로 91.1%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내년 하반기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목표로 외부감사인 지정, 주관사 선정, 상장예비심사 청구 등 상장에 필요한 절차를 본격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이번 현대오일뱅크 상장을 통해 그룹의 전반적인 재무안정성을 높이고, 지난해부터 진행해온 사업구조 재편 및 지배구조 투명성 강화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현대중공업그룹 관계자는 “2018년 상반기 중, 그룹 내 현대중공업 → 현대삼호중공업 → 현대미포조선 → 현대중공업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고리를 해소하려 한다”며 “현대오일뱅크 기업공개를 시작으로 향후 지배구조 투명성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심지혜 기자 (sj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