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연초부터 투자자들이 손꼽아 기다리던 세제개혁안이 의회에서 사실상 최종 통과됐지만 뉴욕증시의 반응은 미지근했다.
법인세 인하에 따른 업종별 명암에 따라 개별 섹터 및 종목의 등락이 엇갈린 가운데 시장 대표 지수는 좁은 보합권에서 완만하게 하락했다.
뉴욕증권거래소 <출처=블룸버그> |
20일(현지시각) 다우존스 지수는 28.10포인트(0.11%) 내린 2만4726.65에 마감했고, S&P500 지수는 2.22포인트(0.08%) 소폭 떨어진 2679.25를 나타냈다. 나스닥 지수는 전날보다 2.89포인트(0.04%) 하락한 6960.96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국 의회는 1조5000억달러 규모의 세제개혁안을 승인했다. 이에 따라 현행 35%의 법인세가 21%로 인하되는 등 세율과 공제액이 큰 폭으로 달라질 전망이다.
투자자들은 세제개혁이 거시경제 및 금융시장에 몰고 올 파장을 분석하는 데 분주한 움직임을 보였다. 개혁안의 주요 내용이 이미 대부분 알려졌지만 여전히 난제라는 지적이다.
주가가 횡보한 한편 국채 수익률이 상승했다.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2bp 이상 오르며 2.492%까지 상승했다.
법인세 인하로 인해 매크로 경기가 개선, 인플레이션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에 국채시장이 하락 압박을 받았다. 금 선물이 0.4% 오르며 1269.60달러에 마감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달러화는 엔화에 대해 0.5% 가량 뛰었지만 유로화를 포함한 주요 통화에 대해 하락, 달러 인덱스가 0.2% 완만하게 내렸다.
이날 주가 향방과 관련, US뱅크 웰스 매니지먼트의 리사 에릭슨 전통적 투자 헤드는 CNBC와 인터뷰에서 “세제개혁은 미국 경제와 주식시장에 호재에 해당하지만 이미 주가에 반영된 측면이 크다”고 말했다.
법인세 인하에 따른 반사이익이 기대되는 기업들은 이날 세제개혁안 통과 소식에 환호했다. 통신사 AT&T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개혁안을 크리스마스 때까지 서명할 경우 1000달러의 보너스를 지급하기로 했다.
법인세 인하로 이익이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통신 섹터가 강세를 나타냈다. AT&T가 1.4% 뛰었고, 스프린트도 1% 이내로 상승했다.
금융주는 등락이 엇갈렸다. 골드만 삭스와 모간 스탠리가 각각 0.5%와 0.7% 떨어졌고 JP모간도 0.3% 가량 내렸다. 반면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와 씨티그룹이 0.3% 가량 상승했다.
세금 인하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IT 대형주는 하락했다. 아마존이 0.8% 가량 떨어졌고, 페이스북과 구글 모기업 알파벳 역시 각각 0.8%와 0.5% 내렸다.
이 밖에 택배 업체 페덱스가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호재로 3% 이상 급등했고, 마이크론 역시 ‘어닝 서프라이즈’에 4% 선에서 상승했다.
경제 지표는 긍정적이었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가 발표한 11월 기존 주택 판매 건수는 연율 기준 591만건으로 전월에 비해 5.6% 늘어났다. 이는 11년래 최대 규모에 해당한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