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유정 여행전문기자] 온라인 여행사 익스피디아가 전 세계 주요 30개국 15,08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익스피디아 유급휴가 사용 실태(Expedia Global Vacation Deprivation Report)’를 발표했다. 한국인 응답자 302명을 비롯하여 아시아, 북미, 남미, 유럽 각국의 직장인이 조사에 참여했다.
조사국가는 한국, 미국, 캐나다, 멕시코, 브라질, 아르헨티나, 오스트리아, 덴마크, 프랑스, 독일, 아일랜드. 이탈리아, 네덜란드, 노르웨이, 스페인, 스웨덴. 영국, 핀란드, 벨기에, 스위스, 호주, 뉴질랜드, 홍콩, 인도, 일본,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태국, 아랍에미리트, 대만 등이다.
■ 작년보다 이틀 더 쉬고 ‘꼴찌’ 탈출했지만… 여전히 세계 평균 못 미쳐
올해 연차사용 환경은 작년에 비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 지난 6년 연속 조사대상국 중 연차일 수가 가장 적었지만, 올해는 달랐다. 15일의 연차를 받고, 그 중 10일을 사용했다. 지난 해 8일을 기록한 데 비해 이틀의 휴가를 더 쓴 셈이다. 일본(10일)과 대만(10일)이 동일했고, 태국(8일)이 뒤를 이었다.
휴가 사용률도 다소 늘었다. 지난 해 주어진 휴가를 전부 쓴 사람이 39%에 불과했던 데 비해, 올해는 절반 이상(51%)을 기록했다. 하지만, 세계 평균(66%)에 비교하면 여전히 낮은 수치다.
전 세계 평균 연차일수는 24일이며 그 중 20일을 사용하는 것으로 집계되었다. 독일, 스위스, 뉴질랜드 등은 총 30일의 연차를 연중 전부 소진했으며 아랍에미리트, 스웨덴, 브라질은 무제한 연차휴가를 지원받는다고 답해 눈길을 끌었다.
■ 한국인 82%, 휴가 사용환경에 불만족
휴가 사용환경에 가장 불만을 갖고 있는 나라는 한국이었다. 한국 직장인 82%가 휴가 사용환경이 불만족스럽다고 답했으며 50대 이상은 71%, 2040은 그보다 높은 84%가 불만족스럽다고 답했다. 지난해와 비교해 휴가사용일수는 늘었지만 불만율은 오히려 17% 증가했다. 또한 작년에는 31%가 휴가에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다고 답했지만 올해는 39%가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다고 답했다.
그 다음 불만이 많은 나라는 프랑스였지만 66%만 불만족스럽다고 답해 1,2위간 차이가 컸다. 휴가가 얼마나 더 필요한지 묻는 질문에 한국인은 10일간의 휴가가 더 주어지기를 바란다고 답했다. 세계 평균도 동일했다.
■ 휴가를 다 쓰지 못한 이유는?
주어진 휴가일수를 모두 사용하지 못한 직장인들에게 그 이유를 물었다. 한국인은 업무가 바쁘거나 대체 인력이 없어서(34%)라고 답한 사람이 가장 많았다. 반면, 호주(37%)와 핀란드(26%)의 경우에는 내년에 더 긴 휴가를 갖기 위해 아껴둔 것이라고 답했다.
연차 사용에 비협조적인 환경도 걸림돌이었다. 고용주가 휴가를 독려하는 국가는 캐나다, 멕시코, 노르웨이 등이었으며, 반대로 비협조적인 국가는 일본, 이탈리아, 한국 순이었다. 한국(51%)은 세계 평균(67%)에 비해 휴가 권장률이 낮았다.
■ 일에서 벗어나고 싶지만… 상사와 동료 눈치에 불편
한국인은 ‘일에서 해방되기 때문에(70%)’ 휴가가 행복하다고 답했다. 전 세계인의 66%는 가족 및 친구와 시간을 보낼 수 있기 때문에 휴가가 행복하다고 답했다. 이 외에 새로운 장소 탐험(35%), 다양한 문화 체험(33%), 새로운 사람과의 만남(10%)이 휴가를 행복하게 한다는 답변이 뒤를 이었다.
휴가가 불편하게 느껴지는 이들도 있었다. 한국인은 자신의 상사 또는 동료에게 부정적인 이미지를 줄까 봐 주어진 휴가를 전부 사용하는 것이 두렵다고 답하기도 했다. 휴가 사용 시 죄책감을 느끼는 이들도 61%에 달했다. 세계 평균인 29%에 비해 2배 이상 높은 수치다.
■ “쉬어도 쉰 것 같지 않아” 한국인 휴가 만족도, 세계 최저 수준
한국인의 휴가 만족도는 세계 최저 수준이었다. 휴가 이후 여유로워진 상태로 업무에 임할 수 있을 것이라 응답한 사람이 30%에 불과했다. 세계 평균은 67%였다. 휴가 이후의 행복감, 가족과의 친밀감, 업무 집중력 상승도가 모두 세계 평균보다 낮았다.
이유는 업무량이었다. 휴가 중에도 두고 온 일 생각에 불편하다는 의견이 72%, 휴가 중에도 일을 하는 경우도 61%에 달했다. 모두 세계 1위였다. 인도, 대만, 브라질 등이 한국과 비슷한 패턴을 보인 반면 네덜란드, 노르웨이, 핀란드 등은 반대의 양상을 보였다.
■ 한국인 휴가 패턴, 장기 휴가 선호 늘고 단기 휴가는 감소
휴가 패턴을 물었다. 1주일 이상 장기 휴가를 선호하는 한국인은 32%로 지난 해 20%에 비해 다소 늘었다. 주말을 낀 휴가 등 단기 휴가에 대한 선호는 39%로 지난 해(43%)에 비해 줄었다. 출장을 여행 기회로 활용하는 블레저(Bleisure, 비즈니스와 레저의 합성어)를 희망하는 이들도 많았다. 73%가 출장 시 연차를 이어 사용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 휴가를 하루 더 준다면? 술, 디저트, SNS 일주일 포기 가능해
보너스 휴가가 하루 더 주어지는 대신 일주일 간 무엇을 포기할 수 있겠냐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의 반 이상이 금주(55%)를 꼽았다. 디저트(46%), 소셜미디어(42%)와 TV(40%)가 뒤를 이었다. 금주에 의욕을 보인 이들은 한국, 스웨덴, 독일 등이며 핀란드와 덴마크는 디저트, 아랍에미리트는 SNS, 인도는 TV시청을 중단하겠다고 답했다. 반대로 가장 포기하기 힘든 것은 샤워(9%), 인터넷(18%), 스마트폰(19%) 순이었다.
[뉴스핌 Newspim] 김유정 여행전문기자 (youz@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