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신과 함께'의 주역들 <사진=뉴스핌DB> |
[뉴스핌=장주연 기자] 영화의 완성도를 떠나 원작과는 완전히 다른 작품이다. 큰 골격만 따왔을 뿐 모든 캐릭터가 재창조됐고 이야기의 방점도 예상치 못한 곳에 찍혔다. 득이자 독이다.
12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점에서는 영화 ‘신과 함께-죄와 벌’(신과 함께) 언론시사 및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기자간담회에는 메가폰을 잡은 김용화 감독을 비롯해 배우 하정우, 차태현, 주지훈, 김향기, 이정재, 김동욱이 참석, 작품에 대한 전반적인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베일을 벗은 영화에서 눈길을 끈 건 역시나 진기한 변호사의 부재. 원작 속 진기한 변호사는 저승차사 강림과 한 인물로 합쳐져 스크린에 나타난다. 김용화 감독은 “영화는 2시간10분 안에 하나의 시점으로 진행돼야 한다, 이전 감독님, 제작사에서 시행착오가 있던 것도 이 부분이다. 그래서 이 결론에 왔다. 또 만화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 세계관은 그대로 옮기되 그게 일차원적이거나 몰입을 방해하면 뺐다. 영화적으로 하는 게 옳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원작과 다른 점은 또 있다. 바로 강림과 해원맥의 상반되는 성격이다. 이와 관련, 하정우는 “어떤 성격을 가지면 강림과 진기한을 같이 할 수 있을까 생각했다. 그러다 감독님께서 시나리오에 디자인해 놓은 표현 방법이 이 드라마를 끌고 가는 데 적절하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주지훈 역시 “원작 속 해원맥의 냉철함, 냉정한 베이스는 그대로 가지고 가되 과묵한 표현 방식을 바꿨다. 또 감독님이 어떤 상황에 대한 것들을 조금 더 직관적으로 던져주는 캐릭터로 변모시키자고 했고 거기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영화 '신과 함께'의 메가폰을 잡은 김용화 감독 <사진=뉴스핌DB> |
결말에 관한 이야기도 이어졌다. 스포일러 상 자세하게 말할 수는 없지만 영화는 극 말미 효와 용서를 강조한다. 누군가에게는 신파로 해석될 수밖에 없을 상황. 이번에는 김 감독이 직접 입을 열었다. 그는 “시나리오 쓰기 전에도 마지막 장면을 계속 떠올렸다. 용서에 대한 이야기가 원작 웹툰을 잘 계승할 수 있는 영화적 각색이 아닐까 했다”고 설명했다.
이 부분이 강조되면서 김자홍(차태현)의 동생이자 억울한 죽음을 당한 수홍의 역할 역시 중요해졌다. 수홍 또한 원작 속 캐릭터를 재창조한 인물. 수홍을 연기한 김동욱은 “감독님께서 말씀하셨지만, 수홍이 영화를 보신 분들에게 진정한 용서가 무엇이고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어떻게 최선을 다해서 살아가는지를 표현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끝으로 하정우는 “웹툰 팬들에게는 어쩌면 실망감을 드릴 수 있을 거 같다. 그래서 말씀드리고 싶은 건 이 작품, 영화 ‘신과 함께’로, 독립적으로 귀엽게 봐줬으면 한다. 넓은 마음으로 편안한 마음으로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주신다면 그 안에 작은 재미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저 역시 오늘 보면서 원작과 계속 비교했다. 그게 도리어 저의 첫 관람을 방해했다. 웹툰은 웹툰만의, 영화는 영화만의 매력이 있으니 있는 그대로 봐달라”고 당부했다.
차태현 또한 “영화를 많이 보는 입장에서 신파라는 게 나쁘지만은 않다고 생각한다. 억지 울음, 감동만 아니라면 전 한 번 감정이 격해지는 울림이 있는 영화가 더 시원했다”고 거들며 “원작과 시나리오를 봤을 때 그래도 열심히 잘살아 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그 감정이 전해지길 바란다. 또 모든 자식이 부모한테 잘하지는 않는다. 못하는 게 당연하다. 이 영화가 부모님, 가족을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주호민 작가의 동명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신과 함께’는 인간의 죽음 이후 저승에 온 망자가 49일 동안 7개의 지옥에서 재판을 받으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오는 20일 개봉.
[뉴스핌 Newspim] 장주연 기자 (jjy333jj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