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 K-뷰티 성공 노하우 통째 가져가
[뉴스핌=이동현기자] 중국 화장품 업체들이 한국 화장품 ‘인력 모시기’에 나서면서 중국 뷰티 업체가 한국 화장품 인력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되고 있다. 중국 토종 브랜드들은 한국 인력을 영입해 재빠르게 'K-뷰티'의 성공 노하우를 습득하면서 ‘C-뷰티 굴기’를 이끌고 있다.
중국 토종브랜드 상후이의 매장 풍경<사진=바이두(百度)> |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현재 502억달러에 달하는 중국 화장품 시장규모가 오는 2020년까지 619억달러(약 67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측됐다.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화장품 업체들간의 경쟁도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높은 가성비의 중저가 제품이 강점인 한국 화장품과 중국 로컬화장품 업체들이 공략하는 고객층이 겹치기 때문에 경쟁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진단이다.
중국 신흥브랜드들은 한국 화장품 업계 인력에 대한 대대적인 스카우트를 통해 한국 업체들의 강점을 모방하며 직접적인 경쟁업체로 부상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자라(迦蓝,Jala)프로야(珀莱雅,Proya),상후이(尚惠,Suhu) 등 중국 신흥 브랜드들은 한국 화장품 업체에서 중간 관리직으로 근무했던 경력직원들을 대거 채용하고 있다. 중국 업체들은 브랜드 관리, 용기 디자인, 매장 인테리어, 구매, 마케팅 등 다양한 직종에 걸쳐 한국 화장품 인력들을 영입하고 있다.
일부 업체들은 한국 경력 직원들에게 50% 연봉인상은 물론 주택 및 한국 항공편 지원 등을 제공하며 한국 인력 모시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
그 중 광저우의 화장품 업체 상후이(尚惠,Suhu)는 근무중인 한국 인력이 40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업체는 국내업체 ‘네이처리퍼블릭’ 출신 인력을 주축으로 신규 브랜드인 루좡(Rojank,茹妆)을 출시하기도 했다.
실제로 중국 업체들이 한국 직원들을 대거 고용하면서 한중 화장품 업체간 품질 차이가 축소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동시에 중국 토종브랜드들은 R&D부문을 강화하고 해외기업 인수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 밖에 중국 업체들은 현지화된 제품을 내세워 차별화된 방식으로 중국시장에 접근하고 있다.
그동안 중국 업체들은 한국 연예인 및 한국 화장품과 유사한 컨셉을 내세워 시장을 공략했다. 반면 최근 중국 토종 브랜드들은 전통 중약재 및 중국인 피부에 적합한 화장품 재료를 무기로 중국 소비자들에게 ‘눈도장’을 받고 있다는 평가다.
한편 중국 업계에 따르면, 국내 간판 화장품업체 아모레퍼시픽은 중국 시장에서 올해 9월까지 판매 및 영업이익이 각각 8%,30%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또다른 국내 뷰티 브랜드 클리오(Clio)도 영업이익이 절반이상 감소했다.
한국 업체들은 중국 시장에서 사드 여파 및 치열해진 시장 경쟁구도 등 복합적인 요소로 인해 실적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뉴스핌 Newspim] 이동현 기자(dongxu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