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삼성·한화생명 '빅3' 점유율 70% 이상
[뉴스핌=김은빈 기자] 인터넷 생명보험 시장에서 중소형사의 입지가 점점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 ‘빅3’가 압도적인 점유율을 보이는데다 업계 4위인 NH농협생명도 CM(Cyber Marketing)채널에 진출했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CM채널이 3강에서 4강으로 재편될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여의도 <김학선 사진기자> |
4일 NH농협생명은 인터넷보험 상품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판매상품은 연금저축보험과 암보험, 실손의료비보험 3가지다. 농협생명 측은 지난 2014년 6월 시스템을 구축했었지만 비용 대비 수익성과 온라인 시장의 불확실성을 이유로 판매는 보류했다.
하지만 농협생명 측은 고객 다변화와 미래성장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CM채널 진출을 결정했다. 아직 생보사들의 전체 초회보험료에서 CM채널 비중(0.1%)이 미미하지만, 4차 산업혁명, 인슈어테크 등을 통해 크게 성장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진출한다는 계산이다.
실제로 CM채널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CM채널 평균 성장률은 생명보험에서 37.8%로 대면채널(5.8%)를 크게 앞섰다. 손해보험에서의 성장률(27.8%) 역시 대면채널(10.6%)의 2배 이상이었다.
판매 상품군도 단순한 보장성 보험 위주에서 최근엔 변액보험까지 판매하는 등 다양해졌다. 생보협회에 따르면 지난 9월말 기준 CM채널에서의 수입보험료는 76억19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61억8700만원)대비 약 23% 증가했다.
비대면 채널이라 판매 수수료가 나가지 않는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의 만족도가 높고, 당국의 온라인 강화 기조에도 맞는다는 점이 높은 성장의 배경으로 거론된다.
다만 CM채널의 높은 성장속도만큼 대형사들의 입김도 점점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KDB생명은 2015년 12월 말 기준 시장점유율이 51.8%(39억1500만원)으로 CM시장에서 영향력을 뽐냈지만, 1년 뒤 점유율이 27.5%로 급감했다. 올해 9월말 기준 점유율 8.1%(6억1800만원)로 업계 4위로 내려앉았다.
반면 교보라이프생명과 삼성생명, 한화생명의 점유율은 9월 말 기준 각각 36.9%, 20.1%, 19.2%로 3사가 합쳐 70%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여기에 현재 업계 4위인 NH농협생명이 뛰어들기 때문에 중소형사의 입지는 더욱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CM채널은 보험사 간 가격 차이가 크지 않다보니 마케팅으로 매출이 좌우된다”며 “마케팅 규모나 인지도 면에서 중소형사가 대형사를 앞서긴 힘들다”고 전했다.
특히 아직 CM채널의 시장규모가 적어 대형사든 소형사든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중소형사가 더 적극적으로 나서긴 어렵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현재 인터넷 생보시장에서 1위를 기록한 교보라이프생명의 올해 3분기 말 기준 당기 순손실은 135억4700만원이다.
그럼에도 중소형사들 역시 CM채널에 노력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채널 다변화와 미래 성장가능성이 이유다.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는 “인슈어테크 등을 생각해보면 CM채널은 장기적으로 바라봐야 하는 채널”이라며 “보다 가입하기 쉽고 경쟁력 있는 상품을 통해 고객을 유인하는 수 밖에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뉴스핌Newspim] 김은빈 기자 (kebj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