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일 평균 직거래시장 거래량 20.3억달러...대부분 시장조성자 참여
[뉴스핌=허정인 기자] 원/위안 직거래시장이 개설 3주년을 맞이했지만 실수요에 기반한 거래량이 적어 질적 성장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규제완화, 기업독려 등을 통해 원/위안 직거래시장을 활성화시켜야 한다고 제언했다.
허우웨이둥 중국 교통은행 부행장이 1일 오전 서울 중구 프라자호텔에서 열린 원/위안 직거래시장 및 한국 위안화 청산은행 3주년 기념 컨퍼런스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형석 기자 leehs@ |
1일 개최된 ‘원/위안 직거래시장 및 한국 위안화 청산은행 3주년 기념 컨퍼런스’에서 전문가들은 직거래시장이 양적으론 성장했으나 질적 성장은 다소 미흡하다고 평가했다.
한국은행은 올해 원/위안 직거래 시장의 거래량은 일 평균 20억3000만달러 수준인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개장 시점인 2015년엔 22억7000만달러를 기록했으나 이듬해 19억5000만달러로 감소했다가 올해 들어 소폭 늘었다.
이에 대해 조남현 한국은행 외환시장팀 차장은 “개장 초기에 시장 활성화를 위해 시장조성자에 대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 시장형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 규모가 늘었다가 16년도 상반기에서 하반기로 접어들수록 시장 집중도가 떨어져 거래량이 줄었다”며 “17년 들어 거래량이 안정화되는 흐름을 잇고 있지만 이 수치만을 갖고서 성과를 평가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원/위안 거래량이 기업의 실수요에 기반하기보다는 시장조성자들의 빠른 매입과 매도에 의한 포지션 청산 거래 위주로 형성돼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거래량의 95%이상이 시장조성자가 주도하고 있다”며 “실수요 기반을 확보하지 않으면 지속가능한 시장이 성립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직거래시장에 대한 관심이 한국에만 편중돼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함대욱 우리은행 트레이딩부 팀장이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중국 내 주요은행 9곳 중 1개 은행만이 원/위안 환율을 고시하고 있다. 중국이 위안화 국제화에는 관심이 높은 반면 원화에는 관심이 적어 현실적으로 원/위안 거래가 활성화될 수 없는 환경에 처했다는 설명이다.
때문에 실수요를 극대화시키지 않는 이상 원/위안 직거래 시장은 양과 질 면에서 어려울 수 있다는 분석이 뒤따랐다. 함 팀장은 “한국에서 중국으로 개인송금이 막혀있고, 경상거래에도 용역 및 서비스에 대한 송금이 제한돼있고 또 중국에서 원화 대출하는 것도 안 된다”며 “무역거래만을 갖고 원/위안 직거래 시장을 활성화시켜야 이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은 수출입기업 간담회를 개최해 직거래시장의 애로사항을 파악하고, 기업들의 참여를 활성화시킬 수 있도록 시장조성 은행(신한은행 등 12개)을 독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허정인 기자 (jeong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