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급 불균형에 값싼 유동성까지 상승 부추겨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올해 두 자릿수의 상승 기염을 토한 홍콩 부동산이 내년 이와 흡사한 랠리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버블 경고와 감독 당국의 각종 규제에도 전세계에서 가장 고가라는 꼬리표를 단 홍콩 부동산 시장의 열기가 꺾이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홍콩 초고층 아파트 건설 현장 <사진=블룸버그> |
27일(현지시각) 투자은행 사빌스는 내년 홍콩 부동산 시장이 10%에 달하는 추가 상승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홍콩 섬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관광 명소 피크의 아파트 가격이 평당 6억원을 훌쩍 웃도는 등 부동산 시장이 파죽지세로 오르면서 버블 경고가 꼬리를 물고 있고, 감독 당국은 세제부터 모기지까지 고강도 규제를 펴고 있지만 백약이 무효한 실정.
사빌스는 수급 불균형과 값싼 유동성, 은행권의 대출 남발 등이 맞물리면서 내년에도 시장 활황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부동산 컨설팅 업체 나이트 프랭크 역시 홍콩의 고가 주택 가격이 내년 8% 뛸 것으로 예상하고, 주택시장 전반의 상승률도 5%에 이를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이날 블룸버그에 따르면 홍콩의 신규 주택 공급은 평균 2만건으로, 밀려드는 이주자 행렬을 소화하기에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매년 중국에서 홍콩으로 이주하는 이들만 2만명에 달하고, 그 밖에 글로벌 기업의 근로자를 포함한 인구를 감안하면 주택 공급이 수요에 크게 못 미친다.
값싼 유동성 공급도 주택 가격 상승에 한 몫 하고 있다. 홍콩 최대 모기지 은행인 HSBC는 벤치마크 대비 1.28%의 가산금리에 모기지 대출을 제공하고 있다.
CBRE의 마르코스 챈 이사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바닥권에 머무는 대출 이자가 주택 투자를 부추기고 있다”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25~50bp 추가 인상하더라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밖에 치솟는 지가도 주택 시장에 열기를 더하고 있다. 땅값 상승이 결국 아파트와 주택 가격에 반영되기 때문이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