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뉴스핌 김범준 기자] '포항 지진' 발생 이틀째. 17일 오전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에 위치한 한동대학교는 마치 폐허처럼 적막만 흘렀다. 많은 학생들이 오가며 생기가 넘쳐야 할 이곳은 '개미 새끼 하나' 볼 수 없었다.
곳곳에 무너져 내린 건물 외벽과 깨진 창문이 지난 15일 발생했던 규모 5.4 강진의 흔적을 적나라하게 보여줄 뿐이었다. 총 30여개 건물 중 10개 건물의 벽이 무너지거나, 금이 가거나, 또는 천장이 내려앉았다.

대학은 일단 19일까지 임시 휴교령을 내렸고, 4000여명의 재학생은 대부분 집으로 가거나 인근 친인척네 등으로 피신했다고 한다. 학생들이 없는 자리를, 주인을 잃은 각종 우편물들이 덩그러니 지키고 있었다.

이날 교내에서 간간히 눈에 띄는 사람은 취재진이거나 현장점검 또는 대피작업자들이 전부였다. 건축물 청소 인력파견 업체 소속 노동자들이 분주히 돌아다니고 있었다. 이따금 지원 요청을 받은 경찰들이 헬멧을 쓰고 건물 내부에 투입되기도 했다.



한편에는 두어명의 학생 조교들도 보였다. 이들은 안전모를 쓰고서 학과사무실과 연구실 등이 있는 건물을 부지런히 드나들며 PC와 서류 등을 옮겼다. 안전모 하나로 괜찮겠냐는 질문에 이들은 "바빠서 대답할 겨를도 없다"면서 손사래를 쳤다.

학교 측은 다음 주 월요일 학생들의 등교 등 정상화를 위해 이번 주말까지 정밀 구조 진단을 벌이고 복구작업을 서두를 방침이라고 한다. 불과 이틀 반의 시간 밖에 남질 않았다.
한동대는 학생들이 하루빨리 돌아와 다시 웃음과 활기가 채워지길 기다리며, 오늘도 묵묵히 적막만을 삼키고 있다.

[뉴스핌 Newspim] 김범준 기자 (nunc@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