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3국 출장, '원전 홀대론' 극복할 기회
8년간 끊긴 원전수출, 한국형원전 갈림길
경제부 최영수 차장 |
[세종=뉴스핌 최영수 기자] 신재생에너지 전문가인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원전 수출'이라는 무거운 숙제를 떠안았다.
문재인 정부의 에너지정책이 '탈(脫)원전' 대신 '에너지전환'으로 용어를 순화시켰지만 '원전 홀대론'은 가시질 않고 있다.
백 장관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원전업계의 피해의식이 '정부가 미온적이다', '장관이 뒷짐을 지고 있다' 식으로 화살이 되어 날아오고 있다.
이에 백 장관은 오는 26일부터 7일간 유럽 출장을 결정하고 영국과 프랑스, 체코 3국을 방문해 원전 수출의 돌파구를 마련할 계획이다.
이번 출장은 최근 원전 수출의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도 고조된 가운데 주무장관으로서 종지부를 찍을 수 있는 좋은 기회로 평가된다.
현재 가장 가능성이 높은 곳은 체코다. 1GW 규모 원전건설을 추진하고 있는 체코는 지난달 우리나라에 '원전특사'를 파견해 고리원전을 직접 확인했다.
이어 지난달 말 체코 상원의장이 방한해 백운규 장관을 만나 우리측의 수출 의지를 타진했고, 지난 7일 산업부 에너지자원실장이 국제에너지기구(IEA) 각료 이사회에 참석해 수출 의지를 거듭 표명했다.
이제 분위기는 무르익을 대로 익었고 백 장관이 상대국의 에너지관련 주무장관을 만나 최종 담판을 지을 일만 남았다.
하지만 국제사회에서 원전수출은 그리 만만치 않은 게 사실이다. 프랑스나 일본과 같은 원전 선진국들은 물론 막강한 자금력을 동원하고 있는 중국, 러시아와 경쟁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탈원전 정책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한국형 원전의 안전성을 납득시키는 일은 상대국 입장에서는 모순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백 장관은 이번 출장에서 반드시 의미있는 성과를 내야 한다. 2009년 UAE 원전 수출이후 약 8년간 후속타가 없는 상황에서 자칫 한국형원전의 해외진출에 사활이 걸려 있기 때문이다.
원전 수출의 분위기가 무르익은 상황에서 또 다시 기회를 놓친다면 정부가 아무리 떠들어도 '원전 홀대론'을 극복하기는 힘들 것이다.
반대로 의미있는 성과를 거둔다면 원전수출에 대한 정부의 진정성을 인정받을 수 있고, 탈원전 정책에 대한 우려도 불식시킬 수 있다.
신재생 전문가인 백운규 장관이 이번 기회에 '원전 전도사'로 변신해 각종 오해를 불식시키고 원전수출의 실리와 에너지전환의 명분을 동시에 얻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뉴스핌 Newspim] 최영수 기자 (drea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