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서 발 빼는 미국·판 키우는 중국… '우려'
[시드니= 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아시아 순방을 마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무역 부문에서 특별한 만족감을 드러내며 ‘성공적 순방’이었다고 자평했다. 하지만 역내에서 점차 발을 빼는 미국과 영향력을 키우려는 중국에 아시아 국가들의 견제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14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과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 정상회의 일정을 마치고 귀국길에 오르기 전 기자들과 만난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아시아 순방이) 아주 성공적(tremendously successful)”이었다고 말했다.
아시아 순방길에 오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영부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가 7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주한 미 오산 공군기지에 도착하고 있다. /김학선 기자 yooksa@ |
특히 무역 부문에서 상당히 많은 성과가 있었다며, 미국이 공정하고도 상호호혜적인 무역을 원한다는 점을 분명히 전달했다고 강조했다.
한국에서의 국회연설도 언급하며 “외국인에게는 국회의사당에서 연설 기회가 거의 주어지지 않것으로 알고 있는데 한국이 우리에게 너무 잘 해줬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지시각으로 15일 오후 또는 16일 오전 중으로 아시아 순방 성과를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 아시아 국가들 "미국만 볼 수 없다"
외신들은 수 년 동안 아시아 국가들은 중국의 영향력을 견제하고자 미국을 바라봤는데 ‘아메리카 퍼스트’를 외치는 트럼프 정권 하에서는 스스로 살 길을 모색해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인도 옵저버리서치파운데이션(ORF) 연구위원 하쉬 팬트는 “미국에 대한 신뢰가 줄면서 아시아 국가들이 자립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며 각국이 새로운 아이디어와 솔루션으로 역내 문제를 해결하고 미국은 상황에 따라 개입하는 것이 뉴 노멀이 되었다고 평가했다.
지난 10년 동안 아세안 10개국의 중국에 대한 의존도는 확대됐는데, 지난해에는 이들의 총 무역 수치 중 15%가 대중무역이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대미 무역 비중 9.4%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지난 2007년만 하더라도 아세안 국가들의 대미 무역 비중은 대중 무역 비중보다 컸다.
한 소식통은 트럼프 정권 하에서는 한국도 미국보다 중국에 더 가까워지는 모습이라며, 장기적으로 어떤 결과가 초래될지는 아직 불투명하다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이 소식통은 중국에 대한 지나친 의존은 전략적으로는 위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인터넷매채 악시오스는 트럼프의 아시아 순방에서 가장 큰 실수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불참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매체는 트럼프 대통령이 아시아 지역에서 미국을 하찮은 존재로 만들고 있다며, 미국 기업들이 자력으로 아시아 시장서 경쟁할 수 없게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시드니 특파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