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인도네시아 등 '포스트 베트남' 육성
LG전자, 태국 등 성장 가능성 높은 시장 공략
[ 뉴스핌=황세준 기자 ] 가전업계가 동남아에 주목하고 있다. 한국과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관계를 미·중·일·러 수준으로 격상한다는 정부의 '신남방정책'은 삼성·LG 등 기업들의 발빠른 대응에 힘을 실어줄 것이라는 관측이다.
14일 가전업계에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인도네시아, 미얀마 등을 '포스트 베트남' 시장으로 공들이고 있다. 특히 인도네시아에는 3년간 방카섬의 저소득층 가정을 위해 주택을 건설하고 주거 환경, 식수, 위생 시설, 교육 기회 등을 제공한다.
삼성전자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영재고등학교인 'MH 땀린'에서 코딩 교육을 지원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
이를 위해 방카섬 페나간 마을에 100여채의 주택을 짓고, 200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오배수 관로를 개선하며 공공화장실도 신축한다. 오파스 인다 마을에는 IT 기기를 활용해 교육을 제공하는 ‘삼성 스마트 도서관’을 건립할 예정이다.
미얀마에서는 양곤에 '프리미엄 서비스 센터'를 열었다. 이곳에서는 사전 점검, 제품 교육,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등 기존에 미얀마에서 경험할 수 없었던 고객 케어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회사측은 매월 1500명 이상의 소비자들이 센터를 방문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심성전자는 미국, 유럽 등 '선진 시장'보다 동남아시아 등 '성장 시장' 중심으로 UHD TV 등 가전제품 수요 증가를 기대하고 있다. 지난 7월에는 동남아시아 지역총괄을 전무급에서 부사장급으로 교체해 힘을 실었다.
코트라 집계결과 지난해 인도네시아 가전 시장규모는 106조9000억루피아(한화 약 9조원)으로 전년 대비 16% 성장했다. 이 시장 성장률은 2013년부터 9%대를 유지하고 있으며 내년에는 10.2%에 달할 전망이다.
미얀마의 경우 한국의 6배에 달하는 면적에 인구도 5600만명에 달해 성장 가능성이 높은 국가로 글로벌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해 신정부가 출범하면서 본격적인 개방 정책도 추진 중이다.
LG전자는 인도네시아에 스마트 인버터 가전을 선보였다. <사진=LG전자> |
LG전자는 스마트 가전을 앞세워 성장 가능성이 동남아 프리미엄 가전 시장을 공략한다. 이 회사는 태국에 세탁기와 에어컨, 베트남에 휴대폰 생산기지를 두고 있다.
태국에서는 스마트 가전인 '스마트 인스타뷰 냉장고'를 선보였다. 이 제품은 29인치 화면의 컴퓨터를 탑재해 스마트폰으로 냉장고 안의 식재료를 확인할 수 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인버터 가전'인 '듀얼쿨 (DUALCOOL) 에어컨' 신제품을 소개했다. 이 제품은 고효율, 고성능, 저소음을 구현한 게 특징이다. LG전자는 올해 해외 출시하는 생활가전 전제품에 인버터 기술을 적용해 프리미엄 이미지를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사회공헌도 진행 중이다. 미얀마에서 지난달 21일부터 22일까지 파테인 지역 5000여명의 주민들을 무료진료했다. 현지 주민들이 지속적으로 건강을 관리할 수 있도록 고혈압 및 당뇨 예방, 영양학, 위생 등 보건의료 관련 교육도 함께 진행했다.
LG전자는 올해 4월부터 필리핀, 캄보디아 등 동남아시아 국가에서 이동진료소를 운영하고 있다. 최근까지 2만8000여명이 진료를 받았고 연말까지 4만여명을 예상하고 있다.
동부대우전자는 필리핀에 진출하며 동남아 공략을 강화한다. 이 회사는 최근 현지 주요 가전유통업체인 테크타이토와 가전제품 단독공급 계약을 맺었다.
이달부터 냉장고, 세탁기, 전자레인지 신제품을 필리핀에 선보인다. 동부대우전자는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법인을 기점으로 기존 싱가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태국에 더해 필리핀, 미얀마, 브루나이, 라오스, 캄보디아 등 아세안 9개국으로 시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동부대우전자측은 "필리핀 가전시장은 지난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50% 이상 급성장을 기록하고 있고 2018년 50억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필리핀 소비자들의 생활상에 근거한 실용주의 제품으로 시장을 공략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동부대우전자는 필리핀에 양문형 냉장고를 선보였다. <사진=동부대우전자> |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아세안과 한국의 관계를 미국·일본·중국·러시아 수준으로 격상시키겠다"고 밝혔다. 아세안 회원국은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싱가포르·필리핀·베트남 등 10개국이다. 2020년까지 아세안과의 교역규모를 2000억달러로 확대한다는 것이다.
재계는 앞으로 동남아기 가전제품을 넘어 사물인터넷 등 4차 산업혁명 플랫폼의 격전지가 될 전망이며 이 시장과의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말레이시아는 올해를 '인터넷 경제의 해'로 선포하고 ICT 핵심 기술 도입을 위한 정책적 기반을 다지고 있다. 특히 지난 9월부터 첨단 기술을 보유한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5년간 법인세 30%를 깎아주는 세금 우대를 도입했다.
인도네시아 전자상거래 기업 토코페디아는 지난 8월 소프트뱅크와 알리바바로부터 11억달러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올해만 유니콘(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 설립 10년 이하 스타트업) 3개가 탄생하는 등 글로벌 자본이 몰려들고 있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지난 9일 한-인니 비즈니스포럼을 통해 "아세안과의 전통적 협력을 금융·기술 포함 ‘패키지 협력’으로 고도화하고 개별 프로젝트들도 연계 산업이나 지역 개발까지 범위를 넓혀 지속가능한 협력 사례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제언했다.
[뉴스핌 Newspim] 황세준 기자 (hsj@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