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 정상회담에서 보호주의 및 아메리카 퍼스트 재확인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에서 앞으로 누구도 미국을 이용해 이점을 차지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시아 첫 순방에서 세계 정상들을 향해 소위 ‘아메리카 퍼스트’를 다시 한 번 재확인시킨 셈이다.
APEC에서 연설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출처=블룸버그> |
아울러 그는 더 이상 다자 무역협정을 추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혀 향후 무역 정책에 커다란 변화를 예고했다.
10일(현지시각) CNN을 포함한 주요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부터 이틀간 베트남 다낭에서 열리는 APEC 연설에서 어떤 경우에든 미국을 가장 우선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더 이상 미국이 다른 국가에게 이용 당하는 것을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 자리에 모인 각국 정상들이 자국 이익을 최우선시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나 역시 미국을 가장 우선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과정부터 앞세웠던 보호주의 정책을 이 자리에서도 크게 강조했다. 달라진 것은 교역 상대국보다 미국의 과거 정권에 책임을 물었다는 점이다.
그는 “기존의 무역 불균형을 더 이상 용인할 수 없다”며 “중국을 포함해 미국을 이용한 다른 국가를 비판할 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각국 정부는 마땅히 할 일을 했을 뿐이라는 얘기다.
그는 “미국의 과거 정부가 현실을 직시하고 적절하게 대응했어야 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새로운 무역 정책을 실시할 뜻을 밝혀 세간의 관심을 끌었다. 다자간 협정보다 개별 국가와 협상을 체결하는 데 무게를 두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미국을 손발을 묶어버리고 미국의 주권을 약화시키는 한편 의미 있는 시행이 사실상 불가능한 기존의 다자간 무역 협정을 더 이상 추구하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의 파트너가 되기를 원하고 공정한 무역 원칙을 준수할 의지를 지닌 국가와 개별적인 협정을 체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발언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이 표류하는 과정에 나온 것이어서 정상들의 시선을 끌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서도 탈퇴를 결정, 기존의 무역 질서에 강한 반감을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지적 재산권 침해를 두고 보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러시아 크램린 궁은 이번 APEC 회담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북핵 관련 개별 회동을 제안했지만 백악관 측은 일정 상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