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영업익 동반감소.."성장 모멘텀 실종"
[뉴스핌=이에라 기자] 백화점 빅3의 실적부진이 지속되고 있다. 장기 불황으로 인한 소비 심리 위축과 중국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여파, 온라인 시장 성장 속에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의 올 3분기 매출액은 1조902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 감소했다. 국내 백화점 매출은 3.5% 감소한 1조8730억원이다.
생활가전 부문이 8.1% 성장했지만 잡화 부문이 10.0% 역성장했고 여성(-3.4%), 남성스포츠(-2.9%), 식품(-1.6%) 등이 동반 부진했다.
중국인들이 많이 찾는 소공동 본점의 경우 사드 보복 여파에 따른 중국인 관광객 급감 영향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주영훈 유진투자증권 유통 담당 연구원은 "중국인 관광객들은 1인당 객단가가 높은 편"이라면서 "중국인 기여도가 상대적으로 높았던 소공점의 매출이 줄면 전사 실적도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을 포함한 해외 백화점 매출도 11.1% 급감했고 영업이익도 8% 이상 줄었다. 해외 기존점 신장률은 -16.3%였다.
현대백화점은 영업이익이 크게 감소했다. 매출은 0.3% 줄었지만, 영업이익이 695억원으로 15% 급감했다. 기존점 성장률은 -0.7%로 성장이 제자리 걸음을 건 상황에서 고정비 증가에 따른 부담이 커졌다. 양지혜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옷 보다는 명품, 리빙 등 저마진상품 판매 비중이 높아진데다 인건비 및 판매비 등이 증가했다"며 "영업이익률이 0.9%포인트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신세계백화점은 매출이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이 나홀로 증가하며 그나마 선방했다는 평가다. 3분기 매출은 2.5% 줄어든 8570억원, 영업이익은 2.5% 증가한 410억원이다. 기존점 매출이 1.6% 증가했고 판촉비 감소도 영향을 끼쳤다.
백화점별로 다소 실적이 엇갈리긴 했지만 외형 성장 감소에 직면한 가장 큰 배경은 구조적 변화에 있다. 과거 경기 호황기에 고급스러움의 상징이던 백화점이 소비심리 위축으로 장기 불황에 빠진 상황에서 온라인 시장이 크게 확대되고 있어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유통업체별 비중 가운데 백화점은 10.1%였지만, 3분기에는 8.7%까지 줄었다. 반면 온라인과 홈쇼핑 비중은 17.8%에서 19.6%로 늘어나며 그 자리를 대체했다.
과거에는 백화점에서만 구매할 수 있던 브랜드를 온라인몰에서도 찾을 수 있는데다 모바일 앱 시장도 커지고 있는 만큼 채널도 다변화하고 있어서다. 실제 신세계의 온라인 부분 실적을 보면 3분기 매출액이 전년대비 17.7% 성장했다. 올 3분기 누적 매출액은 21%나 뛰었다.
백화점 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에는 특정 브랜드를 사기 위해 백화점에 쇼핑하는 고객들이 대부분이었지만, 지금은 이런 모습을 찾기 힘들다"면서 "온라인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백화점이 예전처럼 실적이 잘 나오기는 사실상 힘들다"고 토로했다.
주영훈 연구원은 "내년에는 기저효과 영향으로 실적이 개선될 흐름을 보일 수는 있을 것"이라면서도 "신규 출점 모멘텀이 없는 상황에서 이커머스 시장도 계속 커지고 있어 백화점 업황이 당장 살아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스핌 Newspim] 이에라 기자 (ER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