法 “범죄혐의 소명 및 증거인멸 염려” 구속영장발부
‘개인 비위’ 진경준과 달리 검찰 스스로 적폐로 전락
문재인 대통령 “검찰변화는 국민의 뜻” 개혁 가속도
[뉴스핌=김규희 기자] ‘넥슨 공짜 주식’ 진경준(50·사법연수원 21기) 전 검사장에 이어 장호중(50·21기) 전 부산지검장이 7일 구속됐다. 검사장급 구속은 두 번째로, 쇄신의 대상인 검찰이 몰락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중앙지검 /김학선 기자 yooksa@ |
서울중앙지법 강부영 영장전담 판사(43·32기)는 7일 새벽 5시 30분께 장호중 전 부산지검장에 대해 “범죄혐의가 소명되고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제영 대전고검 검사도 같은 혐의로 구속됐다.
이들은 지난 2013년 당시 윤석열 특별수사팀장(현 서울중앙지검장)이 이끌던 ‘국정원 댓글수사’에 대비해 국정원이 만든 ‘현안 태스크포스(TF)’ 구성원이다. 장 전 지검장과 이 검사는 각각 당시 국정원 감찰실장과 법률보좌관실 연구관이었다. 지난 6일 사망한 변창훈 검사는 당시 법률보좌관이었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압수수색에 대비해 가짜 심리전단 사무실을 만들고 허위 서류 등을 비치해 검찰의 수사를 방해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 심리전단 요원들이 검찰 수사와 재판에서 허위의 진술을 하도록 지침을 내리는 등 사건을 은폐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국정원의 댓글부대 사건과 블랙리스트 사건,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박원순 서울시장의 고발사건, 청와대의 세월호 상황일지 조작 의혹 사건 등 적폐 수사의 주축을 맡고 있지만 최근에는 수사 대상이 됐다.
검사장급 인사가 처음으로 구속된 것은 지난해 7월 진경준 전 검사장이다. 넥슨으로부터 공짜로 주식을 받아 120억원의 시세차익을 올리고 한진그룹 내사를 종결하는 대가로 친인척에게 일감을 몰아준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항소심에서 혐의 대부분이 인정돼 징역 7년에 벌금 6억원이 선고됐고, 진 전 검사장은 상고했다.
이처럼 검찰은 스스로 적폐로 전락해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있다. 개인 비위로 구속된 진 전 검사장과 달리 ‘국정원 댓글수사 방해’ 사건에서 장호중 전 검사장 등 검사 3명이 댓글수사를 은폐를 위해 압수수색용 위장 사무실 및 문서를 비치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문무일 검찰총장은 지난달 27일 국정감사에서 관련 사건에 대해 “안타깝고 참담한 심정”이라 토로한 바 있다.
'국정원 댓글수사 방해' 혐의를 받는 장호중 전 부산지검장(왼쪽)과 이제영 대전 고검 검사(오른쪽)가 7일 구속됐다. [뉴시스] |
문재인 정부의 검찰개혁 움직임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지난 1일 문재인 대통령은 국회 예산안 시정연설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신설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지난 9월 18일 법무부 산하 법무·검찰개혁위원회가 발표한 ‘공수처 신설 권고안’은 최대 122명의 수사 인원을 둘 수 있도록 했으나 이후 법무부가 55명으로 규모를 줄이고 수사 대상도 일부 축소했다. 그러나 이후 관련 논의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문 대통령이 국회 시정연설에서 “검찰의 변화는 국민의 뜻”이라며 “(공수처 신설) 법안이 통과된다면 저와 제 주변부터 수사대상이 될 것”라고 강조한 만큼 적폐로 전락한 검찰에 대한 개혁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뉴스핌 Newspim] 김규희 기자 (Q2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