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세혁 기자] 이 가을의 막바지, 마크 웹 감독의 새로운 로맨스 '리빙보이 인 뉴욕'이 객석과 만난다.
9일 개봉하는 영화 '리빙보이 인 뉴욕'은 꿈과 사랑, 자아를 찾아헤매는 뉴요커 토마스의 이야기다. 자신이 진정 뭘 원하는지, 꿈은 있는지 고민하는 토마스의 평범한 듯 특별한 일상이 감독 특유의 감각적 화면 속에 펼쳐진다.
영화는 변화무쌍한 뉴욕만큼이나 다채로운 토마스의 감정을 담아낸다. 정신쇠약에 시달리는 모친(신시아 닉슨)에 대한 연민, 일만 아는 부친(피어스 브로스넌)에 대한 반감, 그리고 친구 이상은 안 된다는 미미(키어시 클레몬스)에 대한 갈증까지, 청년 토마스의 성장시키는 컬러풀한 감정들이 영화적 재미를 배가한다.
영혼을 잃어버린 뉴욕의 삶은 평범하기 그지없다고 입버릇처럼 말하는 토마스. 그의 앞에 낯선 이웃 제랄드(제프 브리지스)가 나타나며 전개가 일변한다. 자신을 꿰뚫어보는 제랄드의 조언에 토마스의 일상엔 신선한 변화가 감지된다. 하지만 부친이 조한나(케이트 베킨세일)와 은밀한 관계임을 눈치 채면서 토마스는 삶은 곧 거대한 소용돌이에 휘말린다.
'500일의 썸머' 이후 공개되는 마크 웹의 '리빙보이 인 뉴욕'은 "소소한 영화도 잘 만든다"는 감독의 골수팬들이 반길만한 작품. 톱니바퀴처럼 돌아가는 인물들의 조합도 괜찮고 토마스와 주변인물들을 중심으로 한 이야기의 흐름도 매끄럽다. 뉴욕을 배경으로 한 점도 매력적. 영화 중반부터 토마스가 겪게 되는 충격적인 이슈에선 감독의 발칙한 상상이 끝없이 펼쳐진다.
한 청년의 성장과 아찔한 불장난, 그리고 가족애를 결합한 이 영화는 우여곡절 끝에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된다. 하지만 어째 급히 봉합된다는 느낌이 강해 개운치 않은 맛도 남는다. 결국엔 불륜을 가족애로 극복했다는 이야기여서 과연 우리 정서에 잘 맞을 지 의문이다. 특히 '500일의 썸머'와는 아무 관계가 없는 작품이므로 모쪼록 낚이지 말기를.
[뉴스핌 Newspim] 김세혁 기자 (starzooboo@newspim.com)·사진=(주)더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