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부터 채권까지 전통적 자산 변동성 사상 최저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월가 투자은행(IB)의 트레이더들 사이에 가상화폐 거래가 후끈 달아올랐다.
채권과 원자재 등 전통적인 상품 트레이딩이 부진한 가운데 비트코인을 필두로 가상화폐의 급등락이 투자자들을 유인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비트코인 <사진=블룸버그> |
특히 이른바 프랍 트레이딩을 통해 고객의 투자금이 아닌 자체 자본을 베팅하는 IB들이 가상화폐 매매에 공격적으로 뛰어드는 움직임이다.
25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즈(FT)에 따르면 세계 최대 프랍 트레이딩 업체인 시카고 소재 DRW를 축으로 관련 업계들이 가상화폐 사업 부문을 별도로 출범시키고 적극적인 매매를 펼치고 있다.
DRW는 800여명의 직원 가운데 10여명을 자회사 컴벌랜드 마이닝에 배치시키고 비트코인 거래에만 집중하도록 하고 있다.
점프 트레이딩과 DV 트레이딩, 허마이어 트레이딩 플러스 인베스트먼트 등 상당수의 업체들이 같은 행보를 취하고 있다.
지난주 시카고에서 열린 트레이딩 컨퍼런스에는 가상화폐 세미나에 트레이더들이 집중적으로 몰려 들며 뜨거운 관심을 반영했다.
주식부터 원자재까지 전통적인 자산의 변동성이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수익 창출 기회에 목마른 트레이어들이 가상화폐로 몰려들고 있다는 설명이다.
DV가 가상화폐 거래를 위해 별도로 출범시킨 자회사 DV 체인의 가레트 씨 대표는 FT와 인터뷰에서 “가상화폐 이외에 어디서도 트레이딩에 나설 만한 변동성을 찾기 어렵다”며 “가상화폐에 대한 트레이더들의 관심이 대단하다”고 전했다.
실제로 S&P500 지수의 변동성은 연초 이후 10 내외에서 바닥을 기는 움직임이지만 비트코인의 변동성은 최근 90을 훌쩍 웃돌고 있다.
전통 자산의 변동성 저하는 주요 IB들의 트레이딩 부문 수익성을 압박하는 요인이다. 비트코인이 딜러들에게 커다란 매력을 제공하는 것도 이 때문.
페마이어는 최근 가상화폐 엔지니어를 채용하기 위한 구인 공고를 내기도 했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간 최고경영자를 포함해 일부 투자가들이 비트코인을 ‘사기’라고 주장하며 반기를 들고 있지만 트레이더들은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이다.
프랍 트레이딩 업체뿐 아니라 일부 헤지펀드와 소수의 고액 자산가들로 이뤄진 패밀리 오피스 역시 가상화폐 거래에 발을 들여놓는 상황이다.
거래가 늘어나면서 가상화폐의 시가총액은 올들어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코인마켓캡닷컴에 따르면 시가총액이 최근 1700억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2016년 초까지 100억달러에도 못 미쳤던 시가총액은 지난해 말부터 가파르게 치솟았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