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시장, 전문투자자 확대 및 IPO 업무 원활화
비상장주식 거래 활성화 지원…신성장기업 자금조달 위한 제도 도입
산업전문가 육성으로 기업금융 강화..기금형 퇴직연금 도입도 추진
[뉴스핌=조인영 기자] 황영기 금융투자협회 협회장은 국내 증권회사들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핵심과제중 하나로 'M&A 대상기업의 합병가액 산정 자율화'를 꼽았다. 또 기업의 5% 이상 지분을 가진 증권회사가 단독상장을 주관하는 방안 등도 과제로 제시했다.
황 회장은 23일 오전 10시 본사 6층에서 '증권회사 국내외 균형발전 방안' 브리핑을 갖고 증권회사 경쟁력 제고를 위한 제안으로 30대 과제를 발표했다. 크게 ▲혁신성장, 일자리 창출 지원 ▲기업금융 기능 강화 ▲가계 자산관리 전문성 제고 ▲금융환경 변화 선도 등이다.
<사진=금융투자협회> |
가장 먼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사례를 들며 합병가액 자율화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그는 "국내에선 상장기업이 합병하려면 합병가액 산정을 법으로 정해놓고 있다. 그러나 미국, 영국, 일본 등에선 합병가액이 정해져있지 않다. 대기업 이사회에 대한 신뢰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합병가액 산정을 자율화하면 IB나 회계법인, 이사회에서 할 일이 많아진다. 부당합병이라고 판단되면 손해배상 소송도 당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사회가 회사의 이익을 위해 합병 요청을 받았을 때 주주 최고 이익을 위해 합병비율을 이사회가 결정하는 선진시스템으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문투자자 범위를 전문성 있는 개인투자자까지 확대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황 회장은 "투자자 이름 속에선 다양한 스펙트럼이 있다. 금융상품 전문 지식이 없는 고객은 금융기관과 국가의 보호를 받아야 하지만 전문적인 개인 투자자는 전문 투자자로 확대해 산업 발전에 참여하도록 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기업에 5% 이상 지분투자 한 증권사가 단독상장주관업무도 수행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도 밝혔다. 골드만삭스는 가능성 있는 기업에 투자해 자금을 빌려준 뒤, 규모가 커지면 나스닥에 상장시시킨다. 5~10년 안에 10억달러, 100억달러 규모 회사가 탄생하는 비결이다.
황 회장은 "우리나라는 5% 이상의 지분을 갖고 있으면 IPO 주간 업무를 할 수 없다. 특수관계인이기 때문에 뭔가 있을 것 같다는 우려 때문"이라며 "징벌적 손해배상으로 엄벌한다면 사고를 일으키지 않는다. 신의를 배반할 때 책임이 따르도록 규제를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이 밖에 주식자본시장(ECM), 채권발행시장(DCM) 등의 출혈 경쟁을 막기 위한 리그테이블 기준 방안도 나왔다. 신성장기업 IPO시 수요예측 이전 기관투자자 등에 물량을 우선 배정하는' 코너스톤 인베스터'(초석투자자) 제도도 제안했다.
스타트업·벤처기업들의 원활한 자금조달 지원을 위해 비상장기업 소액주주의 주식거래 양도세를 면제하며 기업활동 자금 조달을 위해 컨버터블노트, SAFE를 국내에 도입할 계획이다. 컨버터블노트는 약정시점에 주식전환이나 원금상환을 받는 방식이며 SAFE는 채무적 성격이 없는 전환증권을 말한다.
또 메자닌채권 관련 사모규제를 완화하고 일정 기준 충족 시 적격기관투자자(QIB) 투자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 메자닌채권 거래도 활성화한다.
금융투자상품 방문판매, 독립투자자자문업자(IFA) 활성화를 통한 일자리 창출도 확대한다. 이를 위해 금융투자상품 방문판매 시 방문판매법 적용을 배제하고 IFA 활성화를 위한 플랫폼 구축을 지원할 계획이다.
기업금융 기능도 강화한다. 특히 산업분석 뿐 아니라 기업 자금조달 등을 지원하는 산업전문가(Tech. Banker) 인력을 육성하고 이들을 차이니즈월에서 자유로운 직능(free role)으로 분류해 운영할 방침이다.
회사채 발행을 통한 원활한 기업 자금조달도 지원한다. 하이일드채권 거래 활성화와 함께 회사채 표준사채관리계약서 개선, 신용평가회사의 평가기능을 강화한다. 재고자산, 매출채권, 지적재산권 등 담보부사채의 담보종류도 늘린다.
기금형 퇴직연금 및 디폴트옵션 제도도 도입한다. 기금형 퇴직연금을 도입하면 자산배분을 다양화할 수 있으며 수익률 또한 높일 수 있다. 또 디폴트옵션 도입으로 근로자의 장기 자산관리 지원 시 최적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다.
이 밖에 해외 채권의 국내매출 활성화를 위해 국제 신용등급과 상관없이 특정 조건을 갖춘 외국국채는 매출 신고서를 면제하고 대고객RP에 해외채권 편입이 가능하도록 편입대상증권도 확대한다.
협회는 증권회사가 혁신·신성장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투자 및 자금지원 활로를 제공함으로써 기업의 라이프 사이클 단계별로 맞춤형 자금을 연속성 있게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해외 IB, 해외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금융시장을 형성, 그 속에서 국내 증권사들도 공정한 경쟁이 가능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조인영 기자 (ciy8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