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연습동에서 열린 서울시무용단 창작무용극 '로미오와 줄리엣-블루벨' 제작발표회에서 춤을 추고 있는 최태헌, 박수정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
[뉴스핌=최원진 기자] '로미오와 줄리엣'이 한국무용으로 재탄생한다.
17일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연습동에서 서울시무용단 창작무용극 '로미오와 줄리엣-블루벨'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 안무 및 연출 김충한, 극작가 이병준, 작곡가 김태근, 무용수 최태헌, 송원선, 박수정, 이기양이 참석해 작품을 소개했다.
영국 윌리엄 셰익스피어 원작이 바탕인 '로미오와 줄리엣-블루벨'은 서울시무용단에 의해 한국무용으로 탈바꿈한다. 그동안 발레, 오페라 등 다양한 형태로 공연돼 전 세계적인 사랑을 받아온 작품을 한국무용을 통해 재해석, 우리화했다.
익히 알고 있는 등장인물은 그대로 쓰지만 한국의 춤선과 색을 입혔다. 또한,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이란 큰 무대에서 파이프오르간과 북의 합주를 통해 웅장함과 긴장감을 선사할 예정이다.
이번 작품 안무와 연출을 맡은 김충한은 "'로미오와 줄리엣'을 한국무용으로 창작한 것은 첫 시도다. 한국무용이라는 우리의 정통과 서양 고전의 만남에서 새로운 또 다른 작품이 나오지 않을까 기대가 크다"며 "유명한 서양작품을 한국적으로 재해석한 시도 자체가 우리 작품만의 특징이다. 한국무용을 하면서 우리의 정체성을 잃어버리는 게 안타깝다. 서양무용과 협업이란 형태보다 많이 알고 있는 서양작품에 한국무용을 융합한다면 우리 것을 지키고 발전시키면서 관객들과 더 친숙히 다가가는 발판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극작가 이병준은 '로미오와 줄리엣'을 한국무용에 맞게 대본을 쓰면서 크게 세 가지 요소에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그는 "제일 먼저 원작을 훼손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컸다. 여기에 무조건 쉬워야 했다. 무용이라는 예술 자체가 일반인들이 이해하기에 어려운 감이 없지 않아 있기 때문에 대본이 어려워서는 안 됐다"며 "마지막으로 한국무용적이여야 했다. 기존 등장인물을 그대로 가지고 원작대로 가지만 한국무용에 맞추려 노력했다. 원작 5막을 다 가지고 오지 않고 2막으로 대폭 줄였다. 로미오와 줄리엣의 사랑을 세밀하게 표현하려 노력을 기울였다"며 기존 공연과 차별화된 작품일 것을 예고했다.
서울시무용단 창작무용극 '로미오와 줄리엣-블루벨'은 오는 11월 9, 10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한다.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
창작무용극이라지만 서양원작을 가지고 한국적 재해석을 하기란 쉽지 않은 일. 여기에 작곡가 김태근은 "보통 곡을 쓰고 안무를 만드는데 특이하게 반대로 김 안무가가 음악 없이 안무를 만들고, 음악을 작곡했다"며 "처음엔 어려움이 있었지만 오히려 안무를 보고 '한국적 음악을 넣을까, 서양 음악을 가미할까?' 안무감독과 협의를 하며 다양하게 음악을 만드는 과정에 있다. 기본은 한국적 장단에 서양의 오케스트레이션을 첨가해 더욱 풍성한 음악을 완성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국적으로 재탄생되는 것이 첫 시도인 만큼 작품에 임하는 무용수들의 각오도 남다르다. 로미오 역을 맡은 최태헌은 "작년과 재작년에 주로 악역을 맡아 굵고, 투박한 거친 남자를 연기했다면 이번에는 10대 소년 감성을 연기하겠다. 소년의 맑은 영혼과 순수한 사랑을 춤선으로 표현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무용단의 간판 스타이자 줄리엣 역을 맡은 박수정 역시 "순수한 사랑을 잘 표현하려고 노력하겠다. 기존 '로미오와 줄리엣' 작품이 어땠나를 참고하기보다 두 사람의 사랑을 어떻게 잘 표현할 수 있을지를 연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부담감이 없진 않지만 막중한 책임감과 의지를 갖추고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포부를 말했다.
한편 '로미오와 줄리엣-블루벨'은 오는 11월 9, 10일 양일간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한다. 자세한 내용은 세종문화회관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뉴스핌 Newspim] 최원진 기자 (wonjc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