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간부, 다음 목표 바이 하산·아바나 유전 언급
"이전 전투와 달리 석유 인프라가 주요 목표될 것"
[뉴스핌= 이홍규 기자] 16일(현지시각) 이라크 정부군이 주요 유전 지대인 키르쿠크에 있는 쿠르드 군을 몰아내고 이 지역의 군 기지와 항공 및 에너지 시설을 탈환했다고 밝혔다. 중앙 정부와 쿠르드 측 간 대립 심화 우려가 높아진 가운데 국제유가가 6개월 만에 최고치로 뛰어 올랐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CNBC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이라크 정부군과 시아파 민병대 민중동원군으로 구성된 정예 부대는 큰 어려움 없이 쿠르드군이 점거한 K1 군사 기지와, 공항, 정제 시설, 바바구르구르 유전을 되찾았다.
이 지역에서의 충돌은 중앙정부와 쿠르드자치정부(KRG) 간 협상이 별다른 소득 없이 끝난 뒤 일어났다. 지난달 KRG는 이라크와 주변국의 반대를 무릅쓰고 분리·독립 강행했다. 투표율 90%에 93%가 독립에 찬성표를 던졌다. 이라크 정부는 투표 무효화를 요구하며 쿠르드 측과 협상을 벌였지만 결렬됐다.
양측은 최근까지 미국과 함께 극단주의 이슬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소탕에 협력해왔지만, IS 위협이 후퇴함에 따라 갈등이 표면화됐다. KRG는 키르쿠크를 페슈메르가가 이라크군을 대신해 사수한 점을 들어 분리·독립을 주장했다.
이라크 군의 한 간부는 바이 하산과 아바나 유전이 다음 목표라고 말했다. 이 곳은 쿠르드 계가 지난 2014년 점령한 이후 파이프 라인을 통해 일방적으로 터키에 원유를 수출하는 지역이다. KRG의 집권 여당이라고 할 수 있는 쿠르드민주당(KDP)의 무장 세력이 점령하고 있다.
이 소식에 뉴욕시장 거래에서 한 때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이 배럴당 52.37달러까지 오르는 등 약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브렌트유 선물 가격도 58.47달러까지 올라 원유 시장이 요동쳤다.
남부 유전에서 하루 평균 최대 447만 배럴의 원유를 생산하는 이라크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에서 두 번째로 큰 생산국이다. OPEC 생산의 14%를 담당한다. 쿠르드 계가 장악한 지역은 이라크에서 가장 생산적인 유전 지대와, 여러 에너지 기반 시설을 포함하고 있다.
어게인캐피탈의 존 킬더프 에너지 부문 투자 매니저는 이 지역의 갈등 상황은 "유가를 크게 끌어올릴 수 있다"면서 "이전 전투와 달리 석유 인프라가 이번에 주요 목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키르쿠크로 향하는 이라크 군대<사진=AP/뉴시스> |
[뉴스핌 Newspim] 이홍규 기자 (bernard0202@newspim.com)